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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올스맨’ 김현수 “한국 돌아오면 실패자…미국서 은퇴하겠다”
엔터테인먼트| 2015-12-29 16:07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미국에서 은퇴하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실패자라고 생각한다.”

김현수(27)는 비장했다. 첫 발걸음을 떼면서 퇴로를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한국으로 유턴하면 실패자”라는 다소 강한 어휘를 쓰면서 스스로의 마음을 더욱 강하게 다잡는 듯 보였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계약을 마치고 돌아온 ‘타격기계’ 김현수가 국내에서 처음 기자회견을 열고 빅리그에 입성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현수는 29일 서울 대치동 컨벤션 벨라지움에서 열린 볼티모어 입단 기자회견에서 “주전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급선무다. 미국에서 잘해서, 미국에서 은퇴한 뒤에 돌아오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미국에서 나를 원하는 팀이 없다는 것인데 한국으로 유턴하면 실패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두산 베어스 연습생(신고선수)으로 입단해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한 김현수는 연습생 신화를 일구며 KBO에서 10년 동안 통산 타율 0.318, 출루율 0.408, 장타율 0.488을 기록했다. 김현수의 선구안과 정교한 타격에 반한 볼티모어는 김현수와 2년간 700만 달러(약 82억 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김현수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정말 잘해줬으니까 이렇게 계약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정호가 다져놓은 기반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기본은 할 수 있는선수가 되려고 많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출국 기자회견에서 가장 상대하고 싶은 투수로 ‘광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를 꼽았듯이 대결해보고 싶은 투수를 말해달라는 질문에는 좌완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보스턴 레드삭스)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번 비시즌에 보스턴과 7년간 2억 17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프라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최정상급에 속하는 좌완 투수다. 프라이스는 올 시즌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8승 5패에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김현수는 프라이스를 꼽은 이유를 묻자 “공격적인 선수고, 볼넷을 좀처럼 안 내주는 선수라서 꼭 한번 상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연습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부닥쳐봐야 할 것 같다”며 “시범경기 때 최대한 많이 나가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볼티모어의 홈 구장인 캠든야드가 홈에서 우측 담장까지의 거리(97m)가 좌측 담장(101.5m)에 비해 짧아 좌타자인 김현수에게 유리한 점도 김현수의 성공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볼티모어는 박병호(29)가 속한 미네소타 트윈스와 내년 4월 5일부터 캠든야드에서 개막 3연전을 치른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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