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명인이 사랑한 와인](18)윈스터 처칠의 ‘폴 로저(Pol Roger)’
뉴스종합| 2015-12-30 09:05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뛰어난 전략가이자 존경받는 리더였던 영국의 수상 윈스터 처칠은 평생 샴페인을 사랑했다. 특히 ‘폴 로저(Pol Roger)’는 윈스터 처칠이 남달리 사랑했던 샴페인이다. 그는 자신이 아끼던 경주마의 이름을 ‘폴 로저’로 지을 만큼, ‘폴 로저’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

‘폴 로저’는 1908년 윈스터 처칠이 처음 마셔본 뒤 매료돼 ‘폴 로저’의 신봉자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가 폴 로저 가문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44년 파리 주재 영국 대사부부가 주최한 비공식 만찬에서 ‘폴 로저’의 며느리인 ‘오데트 폴 로저’ 여사를 만나고 나서부터였다. 그 때부터 ‘폴 로저’ 샴페인 하우스에서는 매년 11월30일 처칠의 생일에 그가 가장 좋아한 ‘폴 로저 브뤼 1928 빈티지’를 한 상자씩 보내줬다. 


처칠은 노후에 건강이 악화됐을 때도 매일 ‘폴 로저’ 샴페인을 한병 씩 마셨다. 이런 그를 위해 폴 로저에서는 적게 마실 것을 권장하며 원래 생산하지 않는 500ml짜리 작은 사이즈를 별도로 병입해 매달 그에게 보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전쟁터에서도 ‘폴 로저’를 가지고 다녔던 윈스터 처칠이 살아 생전 가장 사랑한 샴페인은 ‘폴 로저 브뤼 빈티지’다. 특정한 한해에 수확한 포도 만을 사용해 샴페인하우스의 스타일 뿐만 아니라 포도가 수확된 해당년도의 기후여건까지 보여주는 특별한 샴페인이다.

‘폴 로저 브뤼 빈티지’는 깊이 있는 구조감과 풍부한 바디감, 매혹적인 향과 섬세한 산도가 잘 어우러진 프리미엄 샴페인이다. 몽따뉴 드 랭스와 꼬뜨 드 블랑 지역 중 프리미엄 크뤼와 그랑 크뤼에서 수확된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를 6대 4 비율로 블랜딩하고 약 9년 간의 숙성과정을 거친다. 여타의 빈티지 샴페인이 3년 정도 숙성해 출시되지만, ‘폴 로저 브뤼 빈티지’는 9년 간의 숙성을 통해 최고의 빈티지 샴페인으로 찬사받고 있다.



91세의 나이로 처칠이 세상을 떠나자 ‘폴 로저’는 검은색 띠를 두른 레이블을 부착해 처칠의 서거를 알리고 조의를 표했다. 또 1975년 윈스터 처칠 사후 10주년을 기념해 오랜 친구였던 윈스터 처칠 경에 대한 존경과 향수를 담아 그의 생전에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뀌베 써 윈스터 처칠(Cuvee Sir Winston Churchill)’을 출시했다.

‘젠틀맨의 샴페인’으로 불리는 ‘폴 로저 뀌베 써 윈스터 처칠’은 폴 로저 샴페인의 애호가이자 가문의 오랜 친구였던 윈스터 처칠의 서거 10주년을 기념해 1975년 탄생한 폴 로저 샴페인 하우스의 아이콘 샴페인이기도 하다. 탄탄한 구조감이 돋보이며 중후한 성숙미가 돋보이는 최상급 샴페인이다.

이 최상급 샴페인의 정확한 양조법은 아직까지 외부에 누출되지 않고 4명의 직계후손만 공유하는 비밀로 전해진다. 블랜딩 비율은 윈스터 처칠의 굴하지 않는 꿋꿋한 정신과 캐릭터를 반영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뀌베 써 윈스터 처칠’은 1975년 빈티지 이후 2004년 빈티지까지 13개의 최고 빈티지만 한정 생산하고 있다. 가격은(750ml)은 50만원 선이다.



▶‘폴 로저’ 샴페인 하우스는 어떤 곳?

1849년에 설립된 ‘폴 로저’는 대기업의 공격적인 기업 인수 속에서도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샴페인 하우스다. 생산과정 중 2차 발효과정을 거친 후 침전물을 모으기 위한 ‘병돌리기(Remuageㆍ흐미아쥬)’ 과정을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현존하는 유일한 샴페인 하우스이다.

‘폴 로저’는 마른 계곡의 에뻬르네(Epernay) 마을과 꼬뜨 드 블랑(Cote de Blanc)의 가장 우수한 곳에 85ha의 포도원을 소유하고 있다. ‘폴 로저’의 지하 저장고는 에뻬르네 시내 한복판의 지하 가장 깊고 서늘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세개의 층을 이루는 회백색의 연토질 석회암에 만들어진 지하 셀러가 샴페인의 깊은 맛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본 품종으로는 렝스 산악지대(Montagne de Reims)에서 재배한 깊이 있고 바디감이 느껴지는 피노누아, 에뻬르네 마을과 마른 계곡의 신선한 과일향이나 야채향이 개성있게 돋보이는 피노 뮈니에, 그리고 에뻬르네와 꼬뜨 드 블랑의 중심부에서 수확한 샤르도네 등이 폴 로저 샴페인 양조에 사용된다.

‘폴 로저’는 2004년부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식 샴페인 공급처로 지정돼 ‘폴 로저’의 모든 샴페인에서 ‘왕실인증서(Royal Warranty)’의 공식마크를 볼 수 있다. 특히 2011년 4월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 샴페인으로 영국 왕실에서 ‘폴 로저’를 특별 주문하며 다시 한번 영국 왕실이 선택한 최상의 샴페인하우스 임을 입증했다.


▶찰떡궁합 음식은 ‘가이세키 요리’

식전주로 즐기기 좋은 샴페인이지만 일본의 ‘가이세키요리(會席料理)’라면 전 코스를 아우르는 탁월한 마리아주를 자랑한다. ‘가이세키요리’는 계절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해산물이 코스로 나와, 샴페인을 오픈했을 때부터 시간이 지나 본연의 부케가 피어 오를 때의 여운까지 만끽하기 좋다.

샴페인의 적절한 산미는 차가운 해산물 요리와 궁합을 이뤄 얇게 뜬 회 요리, 채소를 곁들인 지라시 스시와 잘 어울리며 식사 초 식욕을 돋워주는 데 제격이다. 시간이 갈수록 병 숙성을 통해 얻어진 깊은 이스트향이 올라오면 대구구이, 연어조림처럼 담백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메인 요리와 밸런스를 이룬다.

또한 끊임없이 지속되는 섬세한 버블의 청량감이 튀김요리의 바삭한 식감을 더욱 살려줘 마지막까지 만찬을 즐길 수 있다. 



▶폴 로저 브뤼 빈티지

○원산지 : 프랑스 상빠뉴, 에뻬르네
○포도 품종 : 피노누아 60%, 샤르도네 40%
○알코올 도수 : 12.5%
○적정 음용온도 : 6~8도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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