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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최고투수 다저스 헐값 입단 시끌
엔터테인먼트| 2016-01-04 11:40
다르빗슈 유·다나카 마사히로 등
부상으로 기량 발휘 못하자 ‘내구성’ 의문
마에다, 연봉 300만弗 수준계약 ‘굴욕’
“류현진 등 한국선수와 대조” 日팬들 격앙



또한번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의 ‘내구성’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바로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와 계약에 합의한 일본인 우완 투수 마에다 겐타(28)의 계약 조건 때문이다.

미국 MLB닷컴은 이날 다저스와 마에다가 입단에 합의했음을 알리며 8년 장기계약이라고 전했다. 하루 뒤엔 NBC스포츠가 ‘8년간 2400만 달러(약 283억 원)’의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알렸다. 아울러 이 매체는 “인센티브는 연간 1000만~1200만 달러에 이른다. 다저스의 ‘창의적인 계약’”이라고 소개했다.

즉 8년 간의 초장기 계약에 보장연봉은 연간 300만달러 수준. 구체적인 옵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등판 경기수와 투구 이닝수에 따를 것으로 추측된다. 다시말해 마에다의 ‘건강’과 ‘실력’이 전제돼야 연봉의 최대 4배나 되는 인센티브를 손에 쥘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이 이어진다면 ‘헐값’ 보장연봉만 가져가라는 뜻. 다저스로서는 매우 ‘창조적인 계약’이고, 마에다에겐 ‘노예계약’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법 하다. 일본 야구팬들은 야후재팬 등 포털사이트 댓글을 통해 “보장금액이 너무 작다. 분명한 다저스의 승리” “같은 팀의 류현진과 비교하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8년이나 묶여 있어야 한다는 건가”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빅리그에서의 일본 야구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는 상황이다.

마에다는 지난 시즌 15승 8패에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하며 개인 통산 두번째 사와무라상을 수상한 간판 스타다. 일본 무대 통산 성적은 97승 67패 평균자책점 2.39로, 단 한 번도 평균자책점이 2.60을 넘은 시즌이 없었다. 실력 면에서는 일본 최고를 인정받았지만 다저스로서는 ‘전철’을 밟기 싫었던 것이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가 속속 팔꿈치 이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일본인 투수들의 ‘내구성’에 의문부호가 크게 생겼다. 마에다 역시 포스팅이 진행되고 있던 당시에도 과연 몸값을 높게 책정해도 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투수 뿐만이 아니다. 야수들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던 일본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내야수 마쓰다 노부히로(33)는 지난달 말 소프트뱅크 호크스 잔류를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김현수(28)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에 합의한 날이었다.

마쓰다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은 있었다. 샌디에이고가 마쓰다에게 1년 보장 금액 85만 달러(약 9억9000만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남으면 연평균 40억원 수준을 보장받고, 다년 계약까지 할 수 있는 마쓰다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었다. 실제로 마쓰다는 소프트뱅크와 4년 보장금액 16억엔(약 155억2000만원)에 플러스 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일본 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이치로 스즈키와 마쓰이 히데키, 아오키 노리치카를 제외하면 성공 사례가 없다는 점이 마쓰다의 몸값과 매력 요인을 떨어뜨리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매체는 마쓰다의 빅리그 진출 실패 이유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요구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에선 최고의 3루수라는 평가를 받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유틸리티 포지션을 소화해야 계약이 가능한 선수로 여겨졌다. 천연잔디에 대한 적응력이나 수비력 차이 등 일본 야수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반증이다. 반면 한국 야수들에 대한 시선은 확 달라졌다. 일본 야수보다 체격적으로 우세해 힘이 있고 정교함에서도 밀리지 않는 한국인 야수를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의 팀 동료가 될 마에다가 과연 2016 시즌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의 ‘내구성’ 불안감과 논란을 불식시킬만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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