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우리동네 기름값 얼마나 떨어졌지?…서울도 1200원대 하락 초읽기
뉴스종합| 2016-01-07 11:18
저유가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동네의 기름값이 얼마나 떨어질까도 초미의 관심사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1300원대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지역별 편차가 있어 아직 실감하기 어렵다는 이들도 많다. 특히 전문가들은 60%에 달하는 세금과 시차로 인해 소비자 판매가격이 국제유가의 하락분만큼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7일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399.66원으로 전날 대비 1.12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에 비춰보면 당분간 국내 유가도 하향 안정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서울, 1200원대 임박=전국에서 1400원 이하로 휘발유를 판매하는 곳은 이미 8221곳으로 전국 주유소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이 가운데 1200원대 주유소도 49곳이나 된다. 대개 지방이지만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고양시 주유소들이 1200원대에 진입했다. 최저가 주유소는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상평주유소로 리터당 1249원이다.

휘발유 판매가격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최고가 지역은 1485.37원을 기록한 서울이다. 그러나 전국 최고가 지역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서울도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3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주유소 판매가격은 지역임대료와 서비스 차이 등으로 인해 같은 지역 내에서도 가격 차이가 나게 된다. 임대료가 비싼 강남 지역이나 대기업과 관공서가 밀집한 종로구, 중구는 휘발유 평균 가격이 높은 편이다.

서울의 최저가 주유소는 구로구 시흥대로에 위치한 알뜰주유소 엠오티이엔지 직영 MOT플러스3와 현대셀프 구로점으로 리터당 1317원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유가하락에 따라 조만간 1200원대로 떨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얼마나 떨어질까=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의 추가 하락 여력은 더 커졌다. 공급과잉 우려로 지난해 연말 30달러대로 내려앉은 국제유가는 현재 30달러선도 위협받고 있는 중이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6일(현지시간) 전날보다 0.90달러 하락한 배럴당 30.76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전날보다 2달러 급락한 배럴당 33.97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국제유가 급락은 미국의 휘발유 재고량이 급증했다는 소식에 큰폭으로 떨어졌다.

다만 높은 유류세의 비중은 기름값 하락을 가로막는 요소다.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휘발유 가격은 정유사 공급가격와 일부 마진을 더한 데서 판매가의 60%에 달하는 세금이 붙으면서 가격이 껑충 뛰는 구조다.

현재 세전 휘발유 가격은 ℓ당 500원 가량으로 생수보다 싸다고 하지만 여기에 유류세, 관세, 부가가치세 등 모두 875원에 달하는 각종 세금이 붙는다. 이에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평균 ℓ당 1399.66원에 휘발유를 구매하게 된다.

특히 부가가치세(10%), 관세(3%)를 제외한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529원), 교육세(79.3원), 주행세(137.5원)로 국제유가의 변동과 관계가 없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휘발유 1리터에는 800~900원의 세금이 고정적으로 붙을 수밖에 없다. 이에 국제유가가 반토막 나더라도 국내 기름값이 반토막 나기는 어렵다. 세금과 유통비용을 더하면 국제유가가 1달러라고 해도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000원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 경유에는 휘발유보다는 낮은 638원의 세금이 붙고 있는데, 최근 경유 가격도 하락하면서 세금 비중이 50%를 넘었다.

또한 세금을 제외한 국제유가 하락분이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있다. 원유를 수입해서 정제해 파는 산업구조 특성상 벌어지는 일로 주유소 판매가는 각 주유소별 재고 소진 주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길게는 한달 가량 가격 반영이 지연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시대라고 하면 소비자들은 주유소가 기름값 빨리 안 내린다고 항상 비판하는데, 시차를 두고 적절히 반영돼 왔다”며 “최근에는 유류세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세수를 줄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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