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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파고에 “우리 떨고있니”…건설사 분양일정 속속 미뤄
부동산| 2016-01-08 08:02
-1월 아파트 신규분양물량 1만 가구 이하 예상
-작년말 1만5천가구 전망서 反轉
-공급과잉 우려ㆍ구매심리 위축 ‘눈치보기’ 분석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건설사들이 새해 첫 달부터 몸을 낮췄다. 일부는 1월 계획했던 분양일정을 내달 이후로 미뤘다. 공급과잉 논란과 실수요자 부족에 따른 미분양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분양 이미지. [헤럴드경제DB]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월 분양 예정물량은 1만가구를 밑돌 전망이다. 분양계획을 세웠던 일부 건설사들이 2월 이후로 연기해서다.

물량으로 보면 지난해 동월 실적 대비 물량(1만3000가구)보다 낮은 수치다. 최근 5년간 평균 1월 분양물량(6697가구)보다는 많지만, 장기적인 침체가 우려되는 불확실성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 조감도.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 건설사 중 1월 분양을 계획했던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이 2월 이후로 일정을 늦췄다. 일정대로 진행하는 회사는 GS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금리로 매수 심리가 잔뜩 위축된 상황에 공급과잉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으로 분양을 서두르거나 연말 지연됐던 사업장은 속도를 더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비전 아이파크 평택’ 조감도.

미분양 공포는 업계에선 현실이다. 지난해 11월 미분양 물량이 역대 최대 증가율을 보인 이후 12월에도 청약미달 단지가 속출해서다. 특히 수도권이 심각했다. 국토교통부 온나라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수도권 단지의 40%가 넘는 곳에서 청약미달이 발생했다.

건설사의 한 분양담당자는 “인허가 상황 등 과정상의 여러 요인이 산재해 업계에서 분양일정 연기는 비일비재한 편”이라며 “아무래도 분양계획을 세우는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분양 사태를 우려한 업계의 고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삼성물산이 서울 광진구 구의동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분양가 확정을 앞둔 시기에 조합과 마찰음이 빚어지면서 분양일정이 미뤄졌다. 작년 하반기부터 분양 청사진이 그려졌지만, 보상절차 진통 끝에 축포를 터뜨려야 할 시기에 다시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12개 동에 전용 59~145㎡ 총 854가구로 구성된다. 일반분양은 502가구로 내달 이후 견본주택을 개관할 예정이다.

대림산업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조감도.

현대산업개발은 경기도 평택에서 ‘비전 아이파크 평택(1-1 B/L) 분양에 나설 계획이었다. 지하 1층~지상 27층 7개 동, 전용면적 75~103㎡ 585가구 구성되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평택 첫 아이파크‘라는 타이틀에도 견본주택 개관을 앞두고 분양일정을 내달 19일로 미뤘다.

대림산업이 경기도 광주 오포읍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도 마찬가지다. 작년 한 해 실수요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트렌드로 자리 잡은 ’테라스하우스‘를 전 가구에 적용했지만, 경기 남부지역 미분양 물량에 대한 부담으로 일정을 늦췄다. 전용 76~118㎡ 총 573가구 규모로 구성된 단지로 분양일정은 미정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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