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당의 큰 축인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상임고문의 탈당에 대해 호남민심의 반영으로 받아들인다며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권 상임고문이 탈당을 선언한 시각 국회 당 대표실에서 진행된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인 양향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상무 입당식 인사말을 통해 “지금 우리 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탈당 움직임들은 무척 아프다”고 했다.


문 대표는 입당식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권 상임고문의 탈당에 대한 심정을 묻는 질문에 “아프죠”라며 “어쨌든 호남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정말 새롭게 당을 만든다는 각오로 해나가겠다”고 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권 상임고문의 탈당은 우리로서는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면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을 자임해온 분이기에 더욱 믿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대변인은 “권 상임고문은 오늘 탈당회견에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하나가 돼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라는 유지를 남기셨다고 밝혔다”며 “그런데 분열의 길을 선택한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60년 정통 야당을 지키고 바로 세우기 위해 좀 더 애를 써주실 수는 없었는지 실로 아쉽고 안타깝다”며 “하지만 이는 온갖 풍상을 견뎌온 우리당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시련이라고 생각한다. 더민주는 이 시련을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권 상임고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할 야당이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며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 됐다”고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당 주류를 비판했다.

다만 “미워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