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싸게 사려면 유럽 오든지"...명품업체 亞베짱정책 바뀔까?
뉴스종합| 2016-01-27 08:59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국가 별로 가격 차이를 두는 명품업체들이 똑소리 나는 소비자들 때문에 동일 가격을 책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브루인돌핀 증권의 니클라 디 팔마 애널리스트는 26일(현지시간) CNBC에 “현지보다 1.5배 가량 비싼 명품을 사느니 명품을 싸게 파는 국가를 여행 겸 방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소비자를 거주 국가 별로 구별하지 않고 ‘글로벌 소비자’라고 규정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중국인 소비자가 프랑스나 한국보다 1.5배 가량 비싼 명품을 사느니 관광 겸 현지를 방문해 상품을 구입해간다는 것이다.

명품 소비자들의 온라인 거래도 명품시장의 가격 통합을 유도하고 있다. 컨설팅 매체 컨설턴시는 26일 “지난해 명품 거래의 39%는 인터넷을 통해 이뤄졌다”며 “국가 별로 가격 차를 두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료=게티이미지]


최근 명품 시장 판도가 심상치 않다. 세계 최대 명품시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은 최근 유명 브랜드들이 잇따라 점포를 폐쇄하는 등 성장이 부진하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라다는 2017년 중국 내 점포 수를 5분의 1 이하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모헤네시 루이비통(LVMH)의 주요 브랜드 루이비통도 지난해 광저우 등에서 점포 3곳을 폐쇄했다. LVMH는 2017년 중순까지 중국에 입점한 상점의 20%를 폐쇄할 방침이다.

여기에 중국발 경기침체로 중국인들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시장은 더욱 경직되고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명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디 팔마 애널리스트는 “과거 명품 소비자들이 구입을 ‘필수’적인 것으로 여겼다면 오늘날 소비자들은 디자인이나 기능 등이 자신의 기호와 맞는지 더 따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기에 새로운 브랜드 등 선택권이 많아지면서 국가 별로 가격 차이를 두는 기존 명품 브랜드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더 늘어났다.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명품시장 성장률은 6%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10%) 대비 4%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명품 수요가 가장 높은 중국 중산층ㆍ밀레니엄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나 전통보다도 디자인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인 구찌, 보테카 베네타, 프라다, 샤넬 등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가격을 10~20% 인하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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