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인천공항 ‘아랍어 협박’ 정밀감정ㆍ추가 지문 확보 주력…수사 지지부진
뉴스종합| 2016-02-01 16:44
지문 감식으로 나온 3명 혐의점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아랍어 메모 의뢰
CCTV 감식 인원 16명 추가 배치



[헤럴드경제(인천)=신동윤 기자]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1층 화장실에서 발생산 폭발물 의심 물체 신고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지문을 통한 용의자 특정이 늦어지고, 폐쇄회로(CC)TV 분석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성채 인천공항경찰대장은 1일 열린 브리핑에서 “현장 감식을 통해 화장실 출입문 및 부탄가스통, 포장용 테이프 등에서 19점의 지문을 채취, 그 중 17개의 지문을 통해 공항관계자 1명 등 3명의 내국인 신원을 확인했지만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남은 2개의 지문 및 현장보존을 통해 얻은 추가 지문 등을 통해 대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일 오후 정성채 인천국제공항경찰대장이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폭발물 의심 신고가 접수된 사건과 관련해 수사진행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사진=헤럴드경제DB]


경찰은 이번 범행이 전문가의 소행이 아닌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 대장은 “일반적으로 폭약ㆍ기폭장치ㆍ케이스가 갖춰져 있을 때 폭발물이라고 분류한다”며 “이번건의 경우 상자안 내용물이 부탄가스와 라이터용 가스를 제외하곤 야채쓰레기 등인 점을 볼 때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자 뒤에서 발견된 아랍어 메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프린트 잉크 성분과 종이 제조사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29일 부탄가스 폭발에 대비해 물사출 분사기로 해제작업을 한 뒤 아랍어 메모를 확보했다. 발견 당시 메모지에는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알라(신)이 처벌한다”라는 글자가 아랍어로 적혀 있었다. 정 대장은 “메모 자체 분석을 통해 범행에 대한 추가 내용이 나올 것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메모에 적힌 문장이나 용지의 원산지 등에 대해서는 정밀 분석해 의문점을 풀 것”이라고 말했다.

1일 오후 정성채 인천국제공항경찰대장이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서 폭발물 의심 신고가 접수된 사건과 관련해 수사진행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사진=헤럴드경제DB]


한편, 경찰은 1층 입국장 CCTV 중 84대의 동영상 녹화분을 확보, 전문 수사관을 추가 투입해 분석하는 등 단서 수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전문 수사관을 투입해 인천공항 1층 여객터미널에 설치된 CCTV 84대도 분석하고 있지만 이날 현재까지 용의자의 신원을 추정할만한 구체적인 단서는 찾지 못했다.

CCTV가 공항 개항 때인 2000년대 초반에 설치돼 화질이 좋지 않은데다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된 남자 화장실을 근거리에서 비추는 CCTV가 없는 탓이다. 또, CCTV 한 대당 1시간으로 분량이 방대한데다 공항 특성상 유동 인구도 많아 영상 분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대장은 “현재로서는 CCTV 분석이 가장 중요한 수사 과정인 만큼 기존 50명의 수사인원에 CCTV 전문 분석 요원 16명을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밖에도 김 대장은 “현장에서 수거한 과자 포장박스, 부탄가스통, 생수병 등 유류품 전부에 대해 제조사나 판매처를 상대로 유통 경로 등을 추적 중”이라며 “총력을 집중해 신속하게 용의자를 검거하겠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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