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신격호 총괄회장, 직접 자신의 정신건강상태 진술
뉴스종합| 2016-02-03 17:56
-신 총괄회장 “내 판단 능력은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법정에 출석해 직접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 등을 진술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문기일에 당초 예상을 깨고 출석했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법원에 들어온 그는 한 시간가량 재판부의 질문에 답한 뒤 오후 4시 55분께 법정을 나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서울 양재동 서울가정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신격호회장은 ‘정신건강’을 두고 치열한 형제간의 법정다툼이 있고 경영권의 향배에 중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79) 씨가 작년 12월 낸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심판 청구 사건을 검토해 오다 심문기일을 잡아 이날 그를 소환했다.

심문기일은 신 회장 본인의 실제 상태가 어떤지 재판부가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성년후견 심판 청구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다.

이날 출석한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판단능력과 관련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고 직접 밝혔다. 신 총괄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김수창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출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신 총괄회장이 본인의 판단능력에 대해 법정에서 길게 말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재판부는 심리를 시작하면서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에게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물었다. 신 총괄회장은 생년월일 등에 대해 잘 답했고, 이어 자신의 판단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있는 답변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신 총괄회장은 이번 심리가 열린 것에 대해 여동생 신정숙 씨의 개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는 뜻을 전했다. 신 총괄회장은 법정에서 “신정숙이가 이걸 신청했다는데 걔가 판단력에 문제있는거 아니냐”며 “내가 과거에 신정숙이 남편을 과오가 있어서 회사에서 내쫓았는데 그래서 불만을 품고 그런거 아니냐”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신청인인 신 씨도 법원에 나왔지만 법정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아, 두 남매가 마주치지는 않았다.

법정에서 40여분간 재판부의 질문에 답했던 신 총괄회장은 들어갈 때에는 지팡이를 짚고 걸어 갔지만, 오후 4시 40분께 나올 때에는 수행원이 준비한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심문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원칙상 비공개로 이뤄지며 이날 신 총괄회장의 심문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 결과를 토대로 신 총괄회장의 기존 진료기록과 법원이 지정한 전문 감정인의 진단, 선순위 상속인인 배우자와 직계 자녀의 의견 등을 종합해 신 총괄회장에게 성년후견이 필요한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날 심문 결과에 따라 재판부의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최종 결론이 언제 나올지 현재로선 예상하기 어렵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후견 개시를 결정하면 그가 더이상 자력으로 사무를 처리하고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한 것이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atto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