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이대호(34)는 패기에 넘쳤다. 서른 중반의 나이가 늘 미국언론의 지적을 받았지만 ‘조선의 4번타자’ ‘부산 사나이’ 이대호의 패기는 20대 청년 못지 않았다.
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뒤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눈에 띄게 홀쭉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이대호는 기꺼이 ‘경쟁’과 ‘도전’을 택했다고 했다.
이대호는 “25인 로스터에 들면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고 거기 못들면 다 마이너리거 아닌가. 내가 잘하면 되는 거다”라며 메이저리거 입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은 취재진과 일문일답.
-계약을 마친 소감은.
▶ 팬들이 많이 기대하셨을텐데…. 나는 시애틀과 계약해서 기쁘다. 시애틀에는 좋은 선수가 많은데 그들과 경쟁할 생각이다.
-미국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야 하게 됐다.
▶부담은 없다. 지금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왔다. (한국과 일본에서처럼) 위에 있으면 개인과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클텐데 지금은 일단 개인 성적에 집중할 수 있다. 지금은 밑바닥에 있지만, 올라가면 된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야구가 쉬웠던 적은 없다. 나는 늘 지지 않으려고 경쟁했다. 미국에서도 그동안 내가 해왔던 야구를 할 것이다.
- 마이너리거라는 타이틀이 아쉽지 않은가.
▶ 25인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 다 마이너리거 아닌가. 내가 열심히, 잘해서 올라가면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다. 메이저리거가 되는 걸 꿈꾼다.
- 시애틀과 계약한 이유는.
▶ 계약 과정에서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표현은 없었다. 시애틀이 우타 1루수를 원한다고 했고 나도 관심이 있었다. 지명타자 자리는 주인(넬슨 크루스)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시애틀이 원하는 우타 1루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1년 계약이다.
▶ 나는 처음부터 단년 계약을 원했다. 미국에서는 한국, 일본에서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듯했다. 1년 동안 내가 뭔가를 보여주면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
-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텍사스)와 같은 지구에서 뛴다.
▶ 개막전부터 추신수와 만날 수 있겠더라. 일단 내가 25인 로스터에 들어야 한다. 신수를 만나 야구를 시작했다. 현재 신수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고 나는 밑바닥에 있다. 아직 신수와 연락하지는 못했다. 기회가 있을 때 신수에게 조언을 구할 생각이다.
- 몰라보게 살이 많이 빠졌는데.
▶ 한 달 동안 개인훈련을 열심히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해 했다. 현지 언론을 보면 내가 뚱뚱하고 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1루 수비를 해야 한다. 비자 취득 절차를 밟고자 한국에 왔는데, 당장 오늘부터 훈련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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