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결정적한마디]후퇴 or 전진? 명분ㆍ실리 함께 챙긴 무대의 ‘용언술’
뉴스종합| 2016-02-05 17:50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후퇴일까 전진일까. 진의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실리는 챙겼다. 그것도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 한가운데서다.

이른바 ‘공천학살’을 두 번이나 겪어낸 역전의 용사는 말 한마디에도 ‘강약중강약’의 리듬을 섞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5일 남긴 결정적 한마디다.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선임으로 상향식 공천 기조가 흔들릴 것’이라는 비박계의 우려에 대해 “(이 위원장) 개인의 의사를 반영할 길이 없다”고 못박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예비후보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황진하 사무총장(부위원장 겸 간사), 홍문표 의원(사무1부총장), 박종희 사무부총장(사무2부총장) 등 공관위 간부들과의 회동 직후 일어난 일이다.

회동에서 모종의 결과를 얻어냈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맞은 비박계를 달래는 든든함, 상향식 공천에 대한 뚝심까지 담은 이 한마디로 김 대표는 일파만파 번지던 논란의 불길을 단번에 다잡았다.

“상향식 공천에 국민 뜻이 제대로 반영된다는 보장이 없다. 현역의원이라도 저성과자나 비인기자는 공천에서 배제하고, 우선추천제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이 위원장의 발언으로 점화한 불꽃이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이 위원장의 이 발언에 대해 “언론에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했는데, 보도된 것만큼 그렇게 문제가 있는 발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그의 체면을 지켜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당 대표로서의 권위와 정치적 생명을 걸고 추진 중인 상향식 공천의 순수성을 모두 챙기는 동시에 친박계와의 갈등 격화 가능성까지 차단한 셈이다.

공천갈등으로 연일 삐걱거렸던 당에 김 대표가 오랜만에 선사한 ‘단합 효과’라는 설 선물이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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