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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와(和)’의 정신으로 40년 요리 외길…미야시타 다이스케 셰프
뉴스종합| 2016-03-07 06:17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어떤 직종이든 한 가지 일을 40년이나 하기란 쉽지 않다.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 다른 일에 한눈을 팔다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 어려움을 알기에 수십년간 외길을 걸어온 이들에게 우리는 ‘장인(匠人)’이란 이름을 붙여준다.

미야시타 다이스케(宮下大輔)(56) 셰프는 40년 동안 가이세키 요리에만 몰두해 온 일본 요리 명장이다. 현재 ‘미야시타(宮下)’, ‘카후카(可不可)’ 등 다수의 고급 레스토랑을 통해 정통 일식을 선보이고 있다.

일식의 대가인 그가 지난 3~5일 한국을 찾았다. 아워홈 캘리스코가 출시한 정통 일식 브랜드 ‘히바린’과 손을 잡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그의 요리를 전하기 위해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위치한 히바린 1호점에서 미야시타 셰프를 만났다. 

▶“음식은 하나의 집합체”…‘와(和)’의 정신=미야시타 셰프가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일곱살 무렵부터다. 할머니가 집에 요리책을 많이 갖다놨는데 그걸 보면서 조금씩 따라한 것이 시작이 됐다. 요리에 재미를 느낀 그는 고등학교 이후 본격적으로 요리계에 입문했다.

미야시타 셰프가 수십년간 지켜온 요리 철학은 ‘와(和)’다. ‘와’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를 이루는 조화와 융합을 뜻한다.

그는 ‘음식도 하나의 집합체’라고 생각한다. “음식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만드는 것”이라며 “맛있는 음식이란 음식 그 자체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와 매장 분위기까지 조화를 이뤘을 때 탄생한다”고 그는 말했다.

전통과 새로운 것의 조화도 중시한다. 그는 “전통적인 것은 자꾸 바꾸지 말고 잘 지키면서 그 위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의 인연…“불고기, 곱창이 좋아”=미야시타 셰프는 이번에 문을 연 히바린에 그의 기술과 레시피를 전수했다. 특히 우동의 핵심인 소스 비법을 전달해 그가 일본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우동의 맛을 한국에서도 똑같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제 소스의 레시피를 공개하고 본인의 이름을 내거는 것에 위험 부담도 있지만 이번 협업을 진행한 것은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정통 일식의 맛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나라”라며 “한국 고객들도 일본 전통의 맛을 보고 일본 문화를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미야시타 셰프 역시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불고기와 곱창은 일본에도 있지만 한국에서 먹는 것이 더 맛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음식을 접해보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아울러 “한국 음식점 중 새로운 것을 많이 봤다”며 “한국의 외식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요리는 애정과 책임감…“맛있는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40년을 한결같이 일해왔지만 주방에 서는 그의 마음은 여전히 겸손하고 엄숙하다.

그는 “말은 하면 되지만 음식은 먹어봐야 알기 때문에 내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식은 내가 만들어서 남이 먹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음식이 중요하다는 마음과 애정을 갖고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가를 이룬 만큼 더 욕심을 낼 법도 하지만 미야시타 셰프의 꿈은 소박하다. 브랜드나 매장 수를 많이 늘리는 데 급급하기보단 제대로 된 음식을 선보일 수 있는 브랜드와 매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맛있는 음식을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다함께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요리’밖에 몰라서일까. 미야시타 셰프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순수해 보였다. 정직하고 따뜻한 그의 음식을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반가워졌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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