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이지아 “신비주의 벗고 여군장교 됐어요”
헤럴드경제| 2016-03-07 11:42

‘무수단’으로 첫 스크린 나들이


“외계인이나 뱀파이어 역할, 정말 해보고 싶어요. 그런 캐릭터 좋아해요 전.”

이처럼 털털하게 말하는 그를 두고‘ 외계인이다’, ‘뱀파이어다’ 하는‘ 썰’들이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대중과 자주, 그리고 가까이서 만나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우 이지아(38)에게 씌인‘ 신비주의’ 이미지 때문이었다.

물론 그는 다작을 한 배우는 아니었다. 특히 스크린에서 더 그렇다‘. 태왕사신기’(2007)‘, 베토벤 바이러스’(2008)‘, 아테나-전쟁의 여신’(2010) 등 브라운관에선 굵직한 작품들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스크린으로는 그를 만나본 기억이 없다.

이지아는“ 작품은 인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까다롭다거나 하는 것도아니에요‘. 1년에 하나만 해야지’라고 마음먹은 적은 없는데, 이게 잘 안 됐어요. 하나를 준비하다가 다른 하나를 놓쳤는데, 준비하던 게 엎어진 적도 있고. 그래서 작품은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그가 한국영화에서도 오랜만의 장르인 밀리터리 스릴러‘ 무수단’(감독 구모)을 들고 돌아왔다. 영화에서 이지아는 여군 장교 신유화 역을 맡았다‘. 무수단’은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기 위해 최정예 특임대가 벌이는 24시간의 사투를 그렸다. 이지아는 군인으로서 냉철함을 지키면서 동료를 따뜻하게 보듬는 여군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첫 스크린 나들이로 조금은 의외의 장르를 고른 이유에 대해 이지아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것을 파헤쳐 나간다는 게 흥미로웠고, 여자 장교가 국가 기밀사건에 들어가는 것도 멋져 보여서, 그런 이유가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소재에 이런 캐릭터에, 또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이 잘 없지 않느냐”면서“ 내가 영화를 끌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긴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지아는 최근 한국 영화계가 남자배우가 활약할 수 있는 영화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여배우가 원톱이거나 주인공인 영화가 많지 않고요. 또 그런 영화를 잘 안 봐 주시니까, 점점 더 그런 영화가 줄어드는 것 같아요. 할리우드에서는 여배우들이 나서서‘ 맡을 역할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불평하기도 하는데, 여자들이 힘을 내서 생각을 해줘야 될 때가 왔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여배우와 남배우의 입지가 비슷해져야 하는데 많이 아쉽죠.”

배우로서 욕심은“ 이지아를 떠올리면 어떤 어떤 작품이 떠올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는“ 이지아를 생각하면 지금은 다른 게 떠오르는 것 같다”라면서“ 그래서 배우로서는 속상하다”고 말했다.“ 완전 푼수” 같은 과장된 연기를 하는 역할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세결여’(세 번 결혼하는 여자)’ 다음 작품으로 ‘무수단’을 선택한 것도 완전 다른 연기를 하는 도전이었어요. 그 틈이 컸는데, 앞으로 어떤 역할이 됐건 정말 안 어울릴 것 같아도‘ 어느 정도 잘해낼 것 같다’는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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