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팝콘정치] ‘제2의 피닉제’에 도전하는 의원들
뉴스종합| 2016-03-21 11:33
20대 총선을 앞두고 특정 의원들이 ‘제2의 피닉제(당적을 자주 바꾼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의 별명)’가 되고자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들 중 일부는 여당에서 야당으로, 또 야당에서 여당으로 둥지를 옮겨 정치인생 제2막을 열었다.

조경태 의원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이었지만, 탈당 후 새누리당에 전격 입당해 부산 사하구을에 단수추천을 받았다. 탈당 전 조 의원은 당내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부르짖으며 연일 쓴소리를 했고 여러 의원과 마찰을 빚었다.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하면 조 의원이 부산 유일 현역 야당 의원이었기 때문에 당초 더민주 의원들은 “미워도 함께 가자”는 입장이었지만, 이내 “이럴 거면 새누리당으로 가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한 그는 ‘원조 친노’를 자처하기도 했지만, 결국 ‘지역 민심’이라는 이유를 들며 친정을 떠났다.

‘원조 친박’인 진영 의원도 지난 20일 12년간의 새누리당 생활을 접고 더민주에 둥지를 틀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친이ㆍ친유승민계 등 비박 의원들을 일제히 학살한 데 따른 결과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지만,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 지침을 놓고 정부와 척을 지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진 의원은 입당 기자회견에서 친정인 새누리당을 겨냥, “그들은 통치를 정치라고 강변하면서 살벌한 배격도 정치로 미화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성식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야당텃밭인 서울 관악갑에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2011년 탈당했다. ‘3당 정치’를 주장해온 그는 결국 한때 결별하기도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다시 의기투합했고 국민의당 소속으로 관악갑 출마를 선언했다. 관악갑은 이번 총선에서 대표적인 일여다야(一與多野) 지역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상당수 인사들이 자의 또는 타의로 기존 당적을 버렸다. 특히 총선에 앞서 중도를 주장하는 국민의당이 창당되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 그리고 국민의당 간 인력 교류는 그 어떤 선거 때보다 활성화됐다. 특히 조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는 철새 도래지라 할 만하다. 조 의원이 단수추천되면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배관구 전 사하구의원은 국민의당에서 공천을 받아 사상구에 출마했다.

장필수 기자/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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