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전쟁 가능한 나라’일본을 보는 두 시각
뉴스종합| 2016-03-29 11:27
오늘부터 일본 안보법 시행
“동북아세력균형 책임”긍정평가에
“전쟁국가 행보시작” 우려목소리도
향후 국제안보질서도 급변 전망



“일본의 안전보장 노선은 새로운 시대에 들어갔다. 의식여부와 관계없이, 이것은 세계의 변화에 직면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 신문이 29일 내린 평가다. 일본이 언제든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이날 일본의 안보법이 발효되면서 국제 안보질서도 급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본의 안보법 시행을 놓고 일본 내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이 아시아 평화와 동북아 세력균형을 유지할 ‘책임’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가 있는 반면, 일본이 ‘전쟁국가’의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안보법이 “법제시행으로 억지력을 강화해 타지, 국제평화와 안정에 지금까지보다 더 적극적으로 기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는 역사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다” 주장했다.

닛케이는 이에 대해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혼자 경찰 역할을 여유도, 이유도 없어졌다”며 “미국은 단독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아시아의 국가들이 관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아시아 안보 노선에 일본의 책임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안보법 시행이 자국 보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평화에 ‘이득’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실제로 안보법을 둘러싼 아베 정권의 ‘국제사회 평화론’은 세계 주요국가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 21일 미국을 포함한 59개국의 세계 정상들이 일본과의 회담을 통해 안보법 시행을 환영했다. 주로 일본의 우방국 혹은 일본에 경제적 지원을 받는 국가였다.

하지만 안보법은 중국 등 이웃 나라는 물론 일본 내에서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아베 총리가 국제평화를 명분으로 되려 전쟁에 나서는 ‘신(新)대동아 공영론’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법 시행에 반대한 일본 변호사들은 허술한 자위대관 관리 법안만 봐도 본래 안보법 성립의 가장 큰 명분이었던 “자국민 수호”가 지켜질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자위대관들은 마이니치(每日)신문에 “사람을 쉽게 공격할 수 없지만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나설 각오가 돼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보수매체 산케이(産經)신문조차도 자위대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훈련 및 업무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전국 각지에선 이날 오전 12시를 앞두고 안보 관련 법률 시행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도 열렸다. 이들은 “안보법은 전쟁법”이라며 법률 시행에 격하게 반대했다. 통합야당인 민진당은 일본 안보법이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일본 헌법9조를 위반한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중국은 일본 안보법이 아시아 평화를 해치는 ‘주범’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시아 이웃국가와 국제사회는 ‘역사적 원인’ 때문에 일본의 신 안보법에 계속 우려를 표명해왔다며 “우리는 일본이 군사ㆍ안전 문제에서 역사적 교훈을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평화ㆍ발전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적극적 평화주의’는 일본 동맹국에만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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