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프리즘] 관광한국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뉴스종합| 2016-04-05 11:10
김포ㆍ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이 잇달아 유찰되면서 면세점 사업의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1일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면세점 사업자 입찰을 마감했지만 참여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당연히 불붙을 것으로 예상했던 공항공사 측은 당황스러운 반응이다. 수익성은 낮지만 우리나라 대표 관문이라는 상징성에다 시내면세점과 함께 운영하며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면세점 업체들은 하나 같이 ‘임대료 부담’과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들고 있다.

김포공항 면세점 두 곳의 임대료는 259억원과 233억원으로 면세점 1, 2위 업체인 롯데와 신라가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은 아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5대 면세점 송객수수료 즉, 일종의 리베이트는 5271억원이다. 지난해 5대 면세점 매출액의 6.8%로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임대료 부담이 크다는 건 변명꺼리란 얘기다. 

면세점의 구조를 보면 여행사가 중국인 관광객 등을 데려오면 매장에서 지출한 금액의 7~8%를 여행사와 가이드 등에게 지급한다. 이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은 ‘덤핑관광’ 때문이다.

국내 여행사나 중국 여행사들이 초저가 상품으로 관광객을 유치한 후 면세점과 외국인 전용 기념품 점 등에서 받은 리베이트 등으로 손실을 메우고 있다.

올해는 더욱 심각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신세계, 두산 등 신규 면세점들이 오픈하면서 고객유치를 위해 리베이트 경쟁을 펼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결국 면세점업계의 리베이트가 관광상품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과도한 리베이트는 쇼핑 강요와 상품가격 인상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는 면세점뿐만 아니라 국내 유통산업의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벌써부터 이런 현상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면세시장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등으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관광산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는 주춤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2배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도쿄 아카사카, 교토 영빈관 등 주요 시설을 공개 개방하고 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전국 200여개 관광 거점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주변국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 한국의 면세사업뿐 아니라 한국의 관광산 업 전체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관광 한국의 ‘골든타임’을 넘기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면세정책과 관광정책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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