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아트홀릭] 달아난 시간
라이프| 2016-04-05 11:15
비포장 흙길, 흰 고무신 신은 사내, 휑한 강남대로, 그 위를 달리는 포니 자동차…. 너무 먼 옛 일이 돼 버린, 20~30년 전 보통의 풍경이다. ‘글 쓰는 사진가’로 불리는 윤광준(57)은 1980~1990년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작가는 “불과 한 세대 전 사람들의 표정은 고단했으나 희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체념하기엔 할 일이 너무 많았던 시대, 가난했으나 서로를 돌아볼 여유는 넘쳤던 시대, 산 자의 부끄러움이 절망으로 번졌던 시대, 힘을 모아 민주화를 이끌어낸 모두의 자부심이 영광으로 다가온 시대였다”고 기억했다. 


보따리 든 사나이, 1200×1800㎝, 피그먼트 프린트, 1986년 [사진제공=팔레드서울]

윤광준 작가의 사진전이 4월 7일부터 17일까지 팔레드서울(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열린다. 필기구 회사 파버카스텔이 255주년을 기념해 후원하는 초대전이다. 자조가 넘치는 오늘날, 흑백 사진으로 재현된 ‘부끄러울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보통사람들의 자화상’에서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