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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달러 vs 15달러…‘최저임금’ 두고 격돌한 힐러리-샌더스
뉴스종합| 2016-04-08 09:56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들이 분명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연방 최저임금을 15달러 인상을 주장하는 데 반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부 주만 15달러로 올리고 연방 최저임금은 12달러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금 인상이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이들의 입장이 대선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힐러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자비츠 컨벤션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향후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려 나가기로 한 뉴욕주의 결정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힐러리는 “이 것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며 분명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간 주장해 온 것과 같이 연방 최저임금은 12달러로 해야 한다는 데 변화가 없다. 뉴욕주의 임금인상을 축하한 것과 상충된 입장인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뉴욕, 캘리포니아와 같이 물가가 특히 부담스러운 지역의 경우에는 더 높은 시급을 적용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설명이다.



샌더스는 한 발 더 나갔다. 현재 7.25달러인 연방 최저시급을 두 배 이상인 15달러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샌더스는 힐러리가 주장하는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힐러리가 뉴욕주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이 샌더스를 의식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우선 전문가들은 ‘점진적’인 최저임금 인상안에 좀 더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는 12달러 인상안은 국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지만, 15달러 인상안은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연구원도 “이 수준까지 최저임금을 올린다면 기업들에 고용을 줄일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레드 번스타인 예산ㆍ정책 우선순위센터 선임연구원도 15달러 인상안의 임금 인상 폭은 그간 유례가 없었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점진적인 임금인상을 하면 수혜자의 수가 피해를 보는 사람의 수를 크게 넘어선다”고 말했다.

2014년 의회 예산국(CBO)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 최저임금을 10.10달러로 올릴 경우 고용 인원은 총 50만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0.3%로 피해 규모가 비교적 적다고 FT는 평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바람이 불면서 유권자들에게는 어떤 후보의 입장이 더 설득력있게 다가올 지 미지수다.

영국은 시간당 6.7파운드였던 최저임금을 올해 7.2파운드, 2020년에는 9파운드까지 올린다. 러시아도 7월부터 최저임금을 20% 가까이 인상하기로 했고 일본은 최저임금을 매년 3%씩 올려 1000엔까지 인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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