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日, 예상치못한 마이너스 금리 효과에 ‘허둥’…“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다”
뉴스종합| 2016-04-15 09:41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 등 예상과 다른 반응이 나타나자 일본이 허둥대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2월 중순 일본은행(BOJ)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다. 엔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 확대를 꾀하고,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두 달간 마이너스 금리 실험은 예상과 다른 결과를 초래했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엔화의 가치는 급등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서 달러 약세가 나타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또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가계와 기업들은 돈 쓰는 것을 주저했다.

트레이더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시스템이 아직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완전히 업데이트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WSJ은 지적했다.

일본 단기금융시장에서 거래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4월 12일 기준 단기금융시장 거래 규모는 4조6800억엔으로, 연초에 20조엔이 넘었던 것에 비하면 급감했다.

무구루마 나오미 UFJ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만일 리먼 사태때처럼 금융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든다면,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다”며 “이는 가파른 금리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후지키 토모히사 BNP파리바증권 일본 지점 채권전략가는 “매일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다”며 “금리가 신용거래 수요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등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는 일본 증시 등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일본 투자자들이 3월에 사들인 해외 주식은 5조4700억엔 규모로 2월에 비해 11% 늘었다.

바트 와카바야시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마켓츠 이사는 “마이너스 금리에도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뚜렷한 이유가 없다”며 “아베노믹스 지속 여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가운데 지난 13일 구로다 총재는 “필요하다면 주저않고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BOJ의 정책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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