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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전쟁 선포한 사우디…돈 없어 100억 달러 빌린다
뉴스종합| 2016-04-20 10:52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자원 부국 사우디 아라비아가 해외 은행들에 손을 벌린다. 100억달러(약 11조3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빌려오기로 했다.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10억 달러를 빌린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저유가에 ‘석유 수출 전쟁’에 나선 사우디의 극심한 재정 위기가 엿보인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는 국제 은행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자금을 끌어온다. 5년 만기 대출이다. 도쿄미쓰비시은행, HSBC, JP모건 등 은행의 자금 조달 규모가 가장 크다. 각각 13억달러(약 1조4736억원)씩 대출을 약속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최소 5억달러(약 5668억원)씩은 대출금을 지원해야 한다.

[자료=www.bsic.it]

어려워진 사우디의 재정 상황에 신용평가사들이 국가신용등급을 줄줄이 강등했음에도 은행들의 참여는 적극적이었다. 본래 60~80억달러만 확보하려 했던 사우디는 100억달러로 규모를 늘렸다. 대출 금리는 미국 달러 리보 금리에 120bp 정도의 가산금리가 붙을 전망이다.

계약 체결에 이어 사우디는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모가 큰 은행들이 채권 발행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 성사에 따라 사우디 유관 기업들 또한 해외 자금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1991년 이후 처음으로 해외 자금 조달에 나선 사우디의 결정은 원유 수출 경쟁의 여파를 여실히 보여준다.현재 40달러선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지만 합의 실패로 유가가 30달러선으로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사우디는 유례없는 재정 위기에도 뚜렷한 타개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인 약 114조원을 기록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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