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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지카 바이러스 환경 적합도 ‘0’ 안전…전세계 22억명 위험
뉴스종합| 2016-04-21 11:12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전 세계의 지카 바이러스 위험 지역에서 거주하는 인구가 22억 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포함한 각국 공동 연구팀은 세계 각 지역이 지카 바이러스 전파에 얼마나 적합한 환경 조건을 갖췄는지를 측정해 이를 19일(현지시간) 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만든 지카 환경 적합도 지도에 따르면 중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남부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상당 부분이 지카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21억7000만 명이 지카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우리나라는 지카 바이러스 환경 적합도가 0 수준으로 안전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연구에 참여한 올리버 브래디 옥스퍼드대 박사는 영국 BBC에 “이번 지도는 지카바이러스 자료만을 토대로 한 첫 지도”라며 “그 전까지의 지카 바이러스 지도는 뎅기열이나 치쿤구니야 등 다른 질병에 준해서 만든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브래디 박사는 “지카 바이러스 전파를 위한 조건은 모기만이 아니다”며 “지카 바이러스가 모기 안에서 자기 복제할 수 있을 정도로 기후가 따듯해야 하며 바이러스를 전파할 인구도 충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도에 지카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높은 것으로 측정된 지역 중 중국 남부를 포함한 아시아 남부 지역과 아프리카는 중남미와 달리 아직까지 실제 발생 보고 건수가 많지 않다. 이는 이미 이 지역의 인구 다수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이 형성됐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지카 바이러스가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등 다른 질병으로 잘못 진단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지카바이러스 지도 [출처=옥스퍼드 대학교]

한편, 지카 바이러스가 올 여름 미국 본토와 유럽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며, 지구 온난화로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의 서식지를 조사한 영국 옥스퍼드대 모리츠 크레머 교수는 “기후변화가 숲모기 서식 범위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구실 시험 결과 흰줄숲모기도 지카 바이러스를 매개할 능력이 있으며, 유럽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할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흰줄숲모기는 1990년대부터 남유럽 20여 개국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뎅기열과 치쿤구니야(chikungunya) 유행을 일으킨 바 있다.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바이러스학자 아나벨라 페일루는 “현재 직면한 위협은 이번 여름 지카 바이러스가 유럽에 전파되는 것”이라면서 “다만 유행범위는 좁은지역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숲모기가 서식하는 미국 남부지역은 지카 바이러스 전파에 유럽보다도 더 취약한 상태로 평가된다.

온난화는 숲모기의 확산뿐만 아니라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피를 빤 모기가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도 높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신규동물원성감염질병연구소(NCEZID)의 라일 피터슨 매개체 감염병 담당국장은 “기온이 높아지면 혈액에 들어있던 바이러스가 모기가 분비하는 침까지 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고, 이는 모기가 죽기 전 감염성을 띨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의 알이 성체가 돼 피를 빨 때까지 걸리는 기간도 줄어 감염 위험이 커진다. AFP통신에 따르면 25℃에서는 알에서 성체가 되는 기간이 2주 정도이지만 28℃에서는 9~10일로 줄어든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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