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성장’서 ‘생존’으로… 면세점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뉴스종합| 2016-04-21 11:37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면세점의 패러다임이 ‘성장’에서 ‘실속’으로 바뀌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이 사업권을 잃으면서 ‘시내면세점 불패’ 신화가 깨졌기 때문이다.

불똥은 김포와 김해공항 면세점으로 튀었다. 최근 이 두 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2차례 입찰에서 모두 유찰됐다. 이는 정부가 시내면세점을 추가 허용해주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으면서 예견된 일이다.

시내면세점 업체 입장에서 공항면세점은 해외 면세점에 입찰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스펙인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안테나 샵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난공불락의 시내면세점도 이젠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성장보다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굳이 적자를 보는 공항면세점에 들어갈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하나 공항면세점의 문제점은 높은 임대료다. 공항공사가 김포공항 면세점 DF1(화장품, 향수), DF2(주류, 담배) 구역의 연간 최소 임대료로 제시한 금액은 각각 295억원과 233억원이다. 김해공항면세점은 427억원이다.

최근 신세계가 운영을 종료한 김해공항의 경우 매출이 1000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원가율은 60%정도에 달한다. 남은 400억원에서 인건비에 운영비를 제하고 최소 임차보장액을 내야 한다.

결국은 적자다. 7년간 김해공항을 운영했던 롯데면세점은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또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점도 운영기간이 끝나기 전에 사업을 접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대료를 낮추지 않는 한 참여하려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며 “손해볼 게 뻔한 사업인데 누가 들어가려고 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인천공항 면세점도 다음 입찰 때 임대료가 내려가지 않으면 응찰하려는 업체가 없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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