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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트럼프 “미국과 관계 끊겠다”…막말에도 인기있는 이유는
뉴스종합| 2016-04-21 15:34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필리핀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시장이 연일 막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성폭행 피해 여성을 두고 부적절한 농담을 한데다 이를 비판하는 미국, 호주와의 관계를 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두테르테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필리핀 대선은 오는 5월 9일에 치러진다. 베니그노 아키노 현 대통령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신경전을 벌여왔다.

차기 대통령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 해소와 주변 동남아 국가에 비해 뒤쳐진 경제 성장을 이끌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사진=로드리고 두테르테 트위터]

하지만 대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테르테 시장은 최근 성폭행 피해 여성을 놓고 부적절한 농담을 해 전세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지난 12일 두테르테는 1989년 집단 성폭행으로 사망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해야 하는데”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상대 후보들은 물론 호주 대사관, 여성단체들로부터 비난이 들끓었다.

대선 후보 중 한명인 제조마르 비나이 부통령은 “두테르테는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미치광이”라며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달초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테르테는 지지율 32%로, 2위인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25%)을 7%포인트차로 앞서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두테르테의 부적절한 농담 이후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 19일 두테르테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튿날 자신을 비난하는 호주 대사와 미국 대사를 향해 “입 닥쳐라”라고 또다시 막말을 퍼부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호주와의 관계를 끊겠다는 말도 했다.

WP는 “두테르테는 ‘더러운(dirty)’ 입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다”고 꼬집었다.

두테르테는 범죄에 대한 단호한 태도로 인기를 얻었다. 그는 무법천지의 벽지였던 다바오시를 안전하고 부유한 도시로 바꿔놨다.

두테르테는 “대통령이 되면 범죄자 10만명을 교수형시키거나 익사시켜 물고기 밥으로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필리핀대 정치과학 교수인 라이스 아루가이는 “많은 지지자들이 두테르테의 ‘광신도’라서 최근 막말 논란에도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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