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진보 진영의 ‘거두’로 손꼽히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새누리당 내부에 팽배한 계파논리의 원인을 ‘위(上)로부터 주어지는 권력’ 때문이라도 진단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나친 국회, 특히 당 개입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최근 내부에 ‘쇄신바람’을 몰고 온 새누리혁신모임(이하 새혁모)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교수는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 후 새누리당 소장파 의원들에게 “4ㆍ13 총선 결과가 새누리당이 어떤 문제에 직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같이 밝혔다. “새누리당 전체가 변화하기에 앞서 일부 개혁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그룹을 만들고, 여기에 묵묵히 동참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시작”이라는 것이 최 교수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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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를 자초한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권력의 위계질서’ 아래서 나왔다고 비판한 셈이다. 이에 따라 최 교수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힘을 모으고, 개혁의 선두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을 위해 새로운 비전이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정치인들의 기본적인 책임이자 윤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국회의원은 한 사람이 입법기관이다. 간단히 말해 대통령보다 중요한 권력”이라며 “입법자들이 그 권력의 역할을 스스로 우습게 안다든가 오해한다든가 하면 안 된다”고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촉구했다. “우리나라의 87년 민주 헌법은 너무나 강한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데 집중해 만들어졌지만, 미국은 오히려 가장 강력한 의회권력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애 집중에 헌법을 만들었을 정도로 위상이 다르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국회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며 “(그것만) 제대로 지켜져도 행정부와 입법부의 역할 분업이 이뤄지고, 훨씬 질서 높은 민주주의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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