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스페인 ‘식물 의회’, 정부 구성에 실패… 6월에 재선거
뉴스종합| 2016-04-27 10:09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스페인이 다당 체제로 인한 ‘식물 의회’ 때문에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6개월만에 다시 총선을 치른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4개 정당 대표들과 회담을 갖은 뒤 어떤 정당도 정부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26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오는 5월2일 이전에 어떤 정당도 스페인 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연정 구성에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오는 6월 26일 재차 총선을 치러 의회를 재편할 예정이다.

스페인 의회가 이처럼 식물 상태에 빠진 것은, 지난해 12월 20일 치러진 총선에서 좌파 성향의 포데모스와 친기업 성향의 시우다다노스 등 신생 정당들이 약진했기 때문이다. 당시 총선으로 집권 여당인 국민당은 하원 전체 350석 중 기존 186석에서 123석(28.7%)으로 의석이 크게 줄어 과반의석 획득에 실패했고, 제1야당인 사회당도 기존 110석보다 쪼그라든 90석(22%)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는 각각 69석(20.6%)과 40석(13.9%)을 확보했다. 이에 40여년간 유지돼 온 국민당-사회당 양당체제가 무너졌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이 같은 선거 결과는 수년째 지속된 경제 위기에 따른 긴축 정책과 하늘까지 치솟은 실업률에 대한 불만 외에도, 기성 정당의 부패와 무능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데 따른 것이었다. 이후 4당은 연정 구성을 위해 4개월여간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의견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문제는 재차 총선이 치러진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갈라진 민심을 한 데 모아 표의 분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희박하다는 데 있다. 정계에서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국민당이 재선거에서도 제1당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과반 의석은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선거 이후에도 연정 협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스페인의 정국 위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삼차, 사차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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