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슈퍼리치]중동부호대백과③ 아랍 억만장자 톱10 ‘총 자산 30조원 증발’
뉴스종합| 2016-04-28 09:35
-아랍 부호 톱10 총자산, 1년 전보다 296억달러 감소
-아랍 최고 부자 ‘알왈리드 왕자’…톱10 ‘자수성가 8명’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민상식 기자, 김세리ㆍ한지연 인턴기자]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아랍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포브스 중동판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아랍 억만장자 톱10’에 따르면 올해 아랍 갑부 톱10의 자산 총계는 550억 달러(약 63조원)로 지난해 상위 10명의 총 자산(846억 달러)에 비해 296억 달러 줄었다. 포브스의 아랍 억만장자 명단에는 석유로 돈을 번 왕족과 독재자는 제외됐지만, 올해 석유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부호들의 자산도 감소한 것은 저유가에 따른 주가하락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랍의 최고 부호는 지난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갑부 ‘알왈리드 빈탈랄 알사우드’(Alwaleed Bin Talal Alsaudㆍ61) 왕자가 차지했다. 특히 상위 10명 억만장자 가운데 알왈리드 왕자를 비롯한 8명이 ‘자수성가형’ 부호로 분류됐다.


▶사우디 톱3 부호 ‘자산총액 30조원’=아랍 상위 10명의 부호 중 사우디 출신 3명의 비중이 가장 컸다. 이들의 자산 총액은 290억 달러로 아랍 억만장자 32명의 총 자산 656억 달러의 절반에 근접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상위 10명에 포함된 사우디 부호는 4명이었고, 이들의 총 자산은 410억 달러였다. 1년 사이에 120억 달러가 줄어, 사우디 부호들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아랍 억만장자 1위는 사우디의 알왈리드 빈탈랄 알사우드 왕자였다. 그는 자산 173억 달러를 보유한 아랍 ‘부동의 1위 자산가’로, 두번째 억만장자의 자산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하지만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알왈리드의 자산 평가액은 1년 전보다 20%가량 줄었다.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난 고(故)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Abdullah Bin Abdul Aziz) 국왕의 조카인 알왈리드 왕자는 건설 사업과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었다. 

이어 그는 이 돈을 바탕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던 사우디 상업은행을 인수해 투자회사 ‘킹덤 홀딩스’를 설립했다. 이후 킹덤 홀딩스를 통해 애플 등 글로벌기업에 투자해 자산을 불렸고, 중동의 미디어 그룹과 엔터테인먼트 그룹에도 투자해 아랍을 대표하는 투자가로 자리를 잡았다.

보잉 747과 에어버스 A380 등 개인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알왈리드는 지난해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초에는 유가 하락에 따른 사우디의 적자 재정 운용을 거세게 비판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랍의 2위 억만장자는 사우디와 에디오피아에서 부를 쌓은 모하메드 알 아무디(Mohammed Hussein Al Amoudiㆍ69)다. 모하메드의 자산은 83억 달러로 평가된다.

사우디인 아버지와 에디오피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모하메드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최대 개인 투자자로 꼽힌다. 사우디에서 건설과 부동산업을 통해 돈을 번 그는 코랄 페트롤리움 홀딩스(Corral Petroleum Holdings)와 미드록(Midroc) 그룹을 설립해 사우디, 모로코 등의 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모하메드의 자산평가액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스웨덴 최대의 정유회사인 ‘프림’(Preem)의 지분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농업 및 시멘트, 금광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의 회사가 재배한 커피콩은 스타벅스에, 차 잎은 립톤에 납품된다.

사우디 왕가의 일원인 술탄 빈 모하메드 빈 사우드 알 카비르(Sultan bin Mohammed bin Saud Al Kabeerㆍ62) 왕자는 자산 34억 달러로 아랍 부호 6위에 올랐다. 술탄 왕자는 1977년 유제품 회사 알마라이(Almarai)를 세워 아랍 최대의 유가공 업체로 키워 억만장자에 등극했다.


▶아랍 톱10 부호 ‘자수성가 8명’=아랍 억만장자 순위 10명에 이름을 올린 부호 가운데 스스로의 힘으로 부(富)를 쌓은 부자는 8명이었다. 

사우디와 UAE 출신 부호 7명의 경우에는 모두 자수성가 억만장자였다.

UAE의 최대 부호이자 아랍 3위 부자인 마지드 알 푸타임(Majid Al Futtaim)과 아랍 4위 부호 압둘라 빈 아흐마드 알 구라이르(Abdulla bin Ahmad Al Ghurair), 8위 후사인 사즈와니(Hussain Sajwaniㆍ63), 9위 압둘라 알 푸타임(Abdulla Al Futtaim) 모두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했다.

마지드 알 푸타임과 압둘라 알 푸타임는 형제다. 형 마지드는 부동산 분야에서, 동생 압둘라는 자동차 수입ㆍ판매로 큰 돈을 벌었다. 5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마지드는 현재 자신의 이름과 같은 부동산 개발사 마지드 알 푸타임(MAF)그룹을 이끌고 있다.

MAF그룹이 두바이에 세운 스키장 스키두바이(SkI Dubai)는 최근 관광객이 반드시 찾는 명소로 거듭났으며, 7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한 두바이의 대표 쇼핑몰 ‘몰 오브 에미레이트’(Mall of Emirates)도 MAF그룹이 운영 중이다.
 
31억 달러의 자산가인 압둘라는 UAE의 도요타와 혼다자동차 최대 유통사인 알 푸타임(Al Futtaim) 그룹을 소유하고 있다. 알 푸타임 그룹은 가구업체 이케아(Ikea)와 패션브랜드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의 UAE 내 운영권도 갖고 있다.

아랍 4위 부호인 압둘라는 UAE 최대 민영 은행인 마쉬레크은행의 설립자로, 현재 아들인 압둘 아지즈(Abdul Aziz)가 이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압둘라는 지난해 마쉬레크 그룹의 자산 3분의 1을 UAE를 비롯한 아랍 국가의 교육 관련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랍 8위 억만장자인 후사인 사즈와니는 주거용 부동산 개발회사 ‘다막 프로퍼티스’(Damac Properties)를 2002년 설립해, 두바이 개발에 참여해 큰 수익을 남겼다.

그는 아파트 디자인을 위해 베르사체(Versace)와 펜디(Fendi) 같은 명품업체와 협업하기도 했고, 아파트 판매 마케팅으로 아파트 고객에게 슈퍼카 람보르기니나 BMW를 무료로 주기도 했다. 

사우디와 UAE 외 오만 억만장자 1명과 이집트 부호 2명이 아랍 상위 10명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만 최대 부자인 수하일 살림 바흐완(Suhail Salim Bahwan)은 34억 달러의 자산으로 아랍 일곱번째 억만장자로 집계됐다. 수하일은 무역업체를 창업한 후 건설, 석유가스 사업 등으로 확장해 오만 최대 기업을 일궜다.
 
다른 아랍 톱10 부호들이 자수성가 한 것과 달리 이집트 억만장자 두 명은 모두 ‘상속부자’였다. 

각각 아랍 5위, 10위 부호인 이집트의 최대 억만장자 나세프 사위리스(Nassef Sawirisㆍ55)와 나기브 사위리스(Naguib Sawirisㆍ61)는 이집트 최대 기업 중 한 곳인 오라스콤그룹을 창업한 온시 사위리스(Onsi Sawiris)의 아들이다.

나세프는 온시 사위리스의 셋째 아들로 오라스콤의 건설 분야를 상속받아, 현재 오라스콤 건설산업 CEO를 맡고 있다.

온시 사위리스의 장남인 나기브는 오라스콤그룹의 통신 분야를 물려받았다. 나기브는 지난해 그리스와 이탈리아로부터 섬을 매입해 난민을 돕고 싶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진척된 사항은 없다.

seris@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인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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