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00초 승부사] 전경련은 어버이연합한테 왜 돈을 줬을까?
HOOC| 2016-04-29 17:25

[HOOC=이정아 기자, 손정은ㆍ신보경ㆍ유현숙 인턴] 어버이연합에 관한 폭로가 끝이 없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어버이연합에 억대 지원금 보낸 것부터 청와대가 집회를 사주했다는 의혹이 일더니, 급기야는 국정원과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가 된 상태입니다. 전경련, 청와대, 국정원. 모두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는 데도 의혹이 계속 커지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당 내에 어버이연합 불법자금지원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나섰는데요.

전경련은 어버이연합한테 왜 돈을 줬을까요? 대기업들의 이익집단인 전경련이 어버이연합한테 돈을 주는 게 왜 문제가 될까요? 100초 안에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지금은 사라진 어느 복지재단의 계좌. 이 계좌를 통해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거액의 돈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어. 여기서 잠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우리나라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대기업들을 대변하는 단체야. 그런데 전경련은 어버이연합한테 돈을 왜 줬을까? 여기엔 3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해.

#. 첫 번째, 청와대 지시가 있었다…. 전경련은 청와대와 재계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어. 그래서 만일 청와대가 극우단체를 지원하라고 했다면 전경련이 이걸 무시하기 어려웠을 거야. 어버이연합에 지시를 내린 인물로 청와대에 있는 허 행정관이 지목됐는데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

그렇다면 두 번째, 전경련 스스로 한 결정이었다…. 그동안 전경련은 보수적인 정책을 지지해왔어.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강하게 찬성했고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도 할 정도지. 여러 방면에서 어버이연합과 같은 주장을 해온 셈이야.

마지막 시나리오는 국정원 개입설.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대준 돈의 흐름을 추적하면 어버이연합 안에 있는 탈북어버이연합 그 대표를 하고 있는 김씨가 등장해. 탈북자 사이에서 김씨는 탈북자 국내송환에 깊이 관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어. 그런데 탈북자 단체와 밀접하게 관계돼 있는 곳이 국정원이고.

국정원 내부 보고서로 추정되는 ‘박원순 제압 문건’. 이게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어버이연합이 박원순 시장의 시정을 반대하는 집회에 적극 나서도록 해라, 2013년 5월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이 문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어. 어버이연합을 여론전의 선봉대로 점찍었던 이유가 뭘까.

#. 이쯤되면 질문이 생길거야. 청와대가 지시했든, 전경련 스스로 했든, 국정원이 개입했든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돈을 줄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전경련은 사단법인이야. 사단법인이 뭐냐,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람들이 참여해 만든 단체. 전경련의 일정한 목적이라는 건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이야.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돈을 주는 건 전경련의 설립 목적과도 맞지 않을뿐더러 내부 의결도 거치지 않은 걸로 알려지고 있어.

#. 그럼 전경련은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걸까? 이사회 의결없이 돈을 사적으로 썼으니까, 업무상 배임죄. 차명으로 된 계좌로 돈을 받았으니까, 금융실명제법 위반.

어버이연합에 관한 폭로가 끝이 없어.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수억대의 돈을 보낸 것부터 시작해, 청와대가 집회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일더니,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등장했지. 전경련, 청와대, 국정원 모두 어버이연합과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커져만 가는 의혹들. 시민단체를 자처했던 어버이연합, 과연 누구를 위한 어버이였을까?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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