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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옥시 본사 제조·판매 관여”…진술 파장
뉴스종합| 2016-05-02 09:20
[헤럴드경제] 영국 옥시 본사가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국내 제조 판매에 개입했다는 진술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그동안 옥시 신현우 전 대표 등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옥시의 영국 본사(本社)인 레킷벤키저가 독성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가 들어간 살균제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진술과 자료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레킷벤키저 측은 PHMG가 들어간 살균제를 옥시가 출시한 것은 2000년 10월인 데 비해, 자신들은 2001년 3~4월 옥시를 인수했다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신 전 대표 등은 검찰에 “가습기 살균제는 주로 겨울(10월~이듬해 1월)에 만들어 파는데, 2000년 10월~2001년 1월 제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에는 PHMG가 아닌 프리벤톨 R80을 넣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프리벤톨 R80은 옥시가 PHMG를 넣은 신제품을 개발하기 전 독일에서 수입해 쓴 살균제 원료다. 이 같은 진술이 사실이라면 유해물질인 PHMG를 넣은 살균제 제품이 본격적으로 제조·판매된 것은 레킷벤키저가 옥시를 인수한 뒤라는 얘기가 된다.

검찰은 또 옥시가 살균제 신제품을 개발할 때 PHMG에 대한 흡입(吸入) 독성 실험을 누락하는 데도 레킷벤키저가 개입했는지 수사 중이다. 레킷벤키저는 2001년 1월 옥시의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하는 MOU를 체결하고 실사단을 파견했다. 옥시는 그해 1월과 2월 미국에 있는 연구소 2곳에 문의해 “흡입 독성 실험을 500만원 정도에 진행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고서도 흡입 독성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 같은 옥시의 의사 결정 과정에 레킷벤키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살균제 피해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원, 불만 댓글 등을 옥시 직원들이 삭제하는 데도 레킷벤키저 측의 책임(증거인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일들은 레킷벤키저가 옥시 지분 100%를 인수한 뒤 벌어졌기 때문이다.

옥시는 “아타울라시드 사프달 대표가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에 대한 사과 및 보상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옥시는 지난 21일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50억원 기금을 더 내놓겠다’고 했다가 ‘무성의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옥시 관계자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로 공개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2011년 이 문제가 표면화된 지 5년 만이다. 기자회견 내용엔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 측의 입장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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