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은 지난 1982년 황석영 작가와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당시 전남대 학생) 등이 만든 노래극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삽입된 노래다. 노래극 넋풀이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고(故) 윤상원씨(1950~1980)와 야학운동을 하다 숨진 고 박기순씨(1958~1979)의 영혼결혼식을 주제로 한다.
이 중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황 작가가 재야운동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시(詩) ‘묏비나리’의 일부를 따 개사했고, 김 처장이 작곡했다.
지난 2013년 5ㆍ18 기념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는 동안 일어서서 태극기를 들고 경청하고 있다. |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후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로 널리 보급됐고 특히 정부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처음으로 주관한 2003년 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공식적인 제의 노래로 부상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이명박 정부는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노래를 공식 식순에서 제외했고, 합창 방식으로 전환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영화에 등장했고, 작사자의 정치적 행보 등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찬반 논란은 더욱 격화됐고, 급기야 지난해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두 쪽이 난 채 진행됐다. 5ㆍ18 관련 단체들이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와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야권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줄기차게 임을 위한 행진곡의 5ㆍ18 공식기념곡 지정을 요구해 왔다. 국회 역시 이 노래의 공식 지념곡 지정을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통과시켰지만, 국가보훈처는 요지부동이었다.
하지만 13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의 회동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공식 기념곡 지정을 강력히 요구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요청에 “국론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아보라고 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 부분은 저와 박 원내대표의 거듭된 주문에 답하신 것이라 평가한다”고 말했고, 박 원내대표는 “기대를 가지고 있겠다”면서도 “그러나 해석에 따라서는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청와대 수석에게도 다시 의사를 간곡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를 언급함에 따라 보훈처는 16일까지 관련 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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