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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출판사에서 공급받은 가격보다 책을 싸게 팔며 급격하게 세를 키웠다. 그 대표적인 책이 5억 부 이상 팔린 ‘해리포터’ 시리즈다. 그러나 ‘해리포터’가 블록버스터 상품이 되어 천문학적인 부가가치를 키우는 동안 수많은 거리의 서점(독립서점)들은 문을 닫아야만 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이 시대에 아마존처럼 고객에 대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어떤 물건이라도 팔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잃어버린 소중한 것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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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올바른 출판문화 정착을 목표로 만들어진 도서정가제가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키고 대형서점의 배만 불리고 있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73개 출판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0.4% 줄어들었다.
반면 7대 대형서점의 영업이익은 무려 140%나 급증해 도서정가제의 혜택을 독차지한 것으로 나왔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출판사 매출이 1.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0.4% 줄었다는 비난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세계 출판계에서는 해마다 매출 감소율이 크다.
그리고 대형서점의 영업이익이 느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출판사들이 온라인서점들과 공급률을 조정해 재계약을 맺고 있어 온라인서점의 과도한 ‘갑질’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도서정가제를 무너뜨리고 다시 과도한 할인경쟁을 벌이게 한다면 매출은 다시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매출의 증가가 책의 다양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할인 체제에서는 인문교양서와 학술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정부가 교양서와 학술서의 보급을 지원해주는 ‘세종도서’사업을 확대한 이유다.
업계 합의로 도서정가제를 약간 강화했고, 그 덕분에 서점의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그러나 이러한 때일수록 도서정가제의 정착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우리 모두의 상생협력, 노력이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