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선면 금붕어’=선면에 그려진 금붕어들이 열을 맞춰 유영하고 있다. 천경자 화백은 작품의 소재나 영역이 넓은 작가 중 한 명이다. 다양한 꽃과 나무로 계절적인 정취를 표현하는가 하면, 뱀, 개구리, 금붕어가 떼에서는 강렬한 생명력이 뿜어져 나온다. 젊은 시절 지독한 가난과 사랑의 상처로 인한 고통받았던 작가의 내면이 생동감 넘치는 화폭으로 발현됐다.
▶전광영 ‘접합(AGGREEATION 16-A009)’=강원도 홍천 출신의 전광영 작가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을 넘나들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전통 한지를 이용, 보자기를 연상케 하는 ‘접합’ 시리즈는 한국적 정서를 물씬 풍긴다.
▶김창영 ‘SAND PLAY 9/45-C’=김창영은 모래를 이용해 회화적인 느낌을 빚는다. 초기에는 빗자루로 쓸어내린 것 같은 작업이 주를 이뤘지만, 점점 모래사장 위에 남겨진 발자국 같은 방식으로 ‘무의식의 흔적’이 변모하고 있다.
▶곽덕준 ‘無意味(무의미) 9888’=이번 경매에는 각기 다른 색감의 사각형 화면 속에 곽덕준 작가가 만들어 낸 캐릭터가 배치돼 있는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버버리코트 깃을 올린 채 쫓기듯 걷고 있는 캐릭터의 모습이 작가 혹은 우리들의 자화상을 대변한다.
▶권기수 ‘무제’=권기수 작가는 ‘동구리’ 라는 캐릭터가 트레이드 마크다. 그의 작품에는 동양화적 정신이 응축돼 있다.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매화와 대나무는 ‘몽유도원도’로 표현되는 전통적인 이상향임과 동시에, 다다를 수 없는 미상의 공간으로 해석된다. (문의 : 02-3210-2255)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