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코미코 연재 亞 작가들, “웹툰으로 해외 진출, 놀라울 뿐”
뉴스종합| 2016-05-25 14:30
[방콕(태국)=이혜미 기자] “작품을 그리면서 해외 진출 기회를 얻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어요.”(샐리 대만 작가)

“타국어로 번역된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뻐요.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제 작품에 감정적으로 몰입한다면 얼마나 기쁠까요.”(비크몬 태국 작가)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웹툰 작가들은 한결같이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글로벌 웹툰 플랫폼 코미코를 통해 바다 건너 해외 팬들까지 만나게 됐으니 말이다. 코미코는 아시아 각국의 작가들에게 단순히 작품을 연재하는 공간을 넘어, 해외 진출의 지원군 역할까지 하고 있다.

25일 태국 방콕의 시암에 위치한 센트럴월드(Central World)에서 코미코의 태국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앞두고 4개국 작가들이 모인 가운데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엔 카브(한국), 비크몬(태국), 샐리(대만), 쿠치나시(일본) 작가가 참석했다. 



(왼쪽부터) 카브(한국), 비크몬(태국), 샐리(대만), 쿠치나시(일본) 작가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에 연재 중인 ‘플레이보이 화랑’

일본, 대만, 태국, 중국 등 4개국에서 작품을 연재 중인 쿠치나시 작가는 “일본에서 연재를 시작한 것도 놀라웠는데 글로벌 진출을 했다는 건 더 놀라운 상황”이라며 “SNS를 통해 대만 독자에게 메시지를 받기도 했는데 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한국의 카브 작가 역시 국내 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3개국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카브 작가는 “저희 작품이 어떻게 읽혀질까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다행히 태국에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고 비크몬 작가도 태국 내 반응이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태국 코미코에서 연재 중인 비크몬 작가의 ‘세 번째 키스(3rd time kiss)’

아직까지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에선 스크롤을 내려보는 웹툰이 익숙하지 않다. 작가들은 이 같은 웹툰의 서비스 방식이 각국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실제로 일본에서 코미코는 출시 2년 7개월 째인 현재 1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대표 웹툰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쿠치나시 작가는 처음 코미코에 연재를 시작할 당시, 세로 스크롤 형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익숙하지 않아 콘티 단계에서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옮겨 어떻게 보이는 지를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 세로 스크롤 방식이 신선하고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지금 내 팬들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현지 독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작가들 역시 “종이는 칸이 나눠져 있다보니 표현이 잘리거나 이어지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웹툰은 상대적으로 제한점이 적다”(샐리 작가), “사람이 달리는 장면이 있다면 스크롤 방식이 좀 더 운동성을 가진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을 독자가 좀 더 영화처럼 받아들이는 면이 있다”(비크몬 작가)고 말했다.

다만 10여년 전부터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에선 이 ‘신선함’에 공감하기 어렵다. 그렇다보니 코미코를 서비스하는 NHN엔터테인먼트 외에도 라인 웹툰, 레진코믹스, 탑툰 등 다양한 국내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해외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업체들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다보니 웹툰 서비스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가사와라 일본 NHN코미코 홍보책임자는 “일본에서도 잡지 만화는 조금씩 판매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전자만화 쪽은 판매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본 만화시장은 여전히 큰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유저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본 독자들 사이에서 신선하고 읽기 쉬운 서비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태국은 일본과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인 시장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은 더 크다. 박준범 코미코 태국법인 대표는 이날 열린 그랜드오픈 행사에서 정식 서비스 3개월 여 만에 거둔 성과에 “이 숫자도 대단하지만 우리에겐 아무 것도 아니다(nothing to us)”며 자신감 드러냈다. 태국 코미코는 이달 말 안드로이드 30만 다운로드, iOS 10만 다운로드, 월간이용자수(MAU) 20만 명 기록을 앞두고 있다.

ha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