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이를 적발하지 못한 곳도 있어 공항 보안에도 구멍이 뚫렸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제주공항 보안검색대에서 경북 김천경찰서 소속 A 경사 가방에서 38구경 권총 실탄 1발이 발견됐다. A 경사는 고교 동창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제주도에 1박 2일 골프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김천경찰서 관계자는 “A 경사가 5년 전 사격 연습 중 사격이 중단돼 남은 실탄 1발을 반납해야 하는데 미처 반납하지 않고 집에 뒀다고 진술했다”며 “세면도구 등 잡동사니를 두는 곳에 놔뒀는데 여행을 가며 짐을 쌀 때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그러나 현직 경찰관이 총기와 같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실탄을 무슨 이유로 유출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5년간 해당 경찰서가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점도 문제다. 경찰이 사격연습 때 사용한 총알과 탄피를 일일이 확인해야 함에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탓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만큼 경찰의 관리 부실을 따져 묻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격연습 후 반납하는 탄피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탄피실명제를 도입했다”며 “A 경사에 대해서는 법적 처벌과 징계가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의 부실한 총기 관리는 이뿐만이 아니라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지난 25일 충남 천안의 한 주택재개발현장에서 38구경 권총 실탄 5발이 발견됐다. 38구경 권총은 경찰관이 사용하는 기종이다.
함께 발견된 가스총 주인인 전북경찰서 소속 안모 경감은 “아무도 살지 않는 처가에 짐을 뒀는데 짐 안에 가스총이 남아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실탄 출처는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21일 부산 김해공항 보안검색대에서는 가족 여행차 필리핀으로 가려던 현직 경찰관 가족 짐에서 실탄 1발이 발견됐다.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박모 경사 부인 B씨 손가방에서 녹이 슨 38구경 권총 실탄이 나왔다.
박 경사는 경찰 조사에서 “10년 전 아내가 집 뒷산에서 산책하다가 주워 보관하던 실탄이 짐을 싸는 과정에서 손가방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이처럼 최근 실탄 문제와 관련해 경찰관이나 경찰관 가족이 연루됨에 따라 경찰관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별개로 김천경찰서 A 경사가 실탄을 소지한 상태에서 보안검색대를 통과한김해공항 보안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총기나 탄알은 위해물품으로 분류돼 기내반입이 제한될 뿐만 아니라 위탁수하물로도 실을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실탄 관리에 조금 소홀한 부분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징계 시효인 3년이 지나서 김천경찰서 A 경사의 실탄 유출과 관련해 관리자를 징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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