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함부로 쓸 수 없는, 한 눈에 보이는 미국의 식품 라벨
헤럴드경제| 2016-06-20 09:02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제주도에서 에코 라이프를 즐기는 가수 이효리가 직접 재배한 콩을 동네 장터에 선보이면서 ‘유기농’이라는 말을 썼다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쓰려면 수년간 농약,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길렀다는 내용을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통해 입증해야 하는데, 이 같은 검증 없이 유기농이라 했다 대중들의 숱한 지적을 받은 것이다.

aT에 따르면 이처럼 식품에 붙이는 단어 하나 하나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식품 포장에 붙어있는 라벨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FDA나 USDA는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식품 정보를 안내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라벨을 선택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어서, 라벨을 잘못 사용했다 소비자들에게 소송을 당한 기업들도 있을 정도다. 미국의 대표적인 식품 라벨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자.

▶NON GMO(비 유전자 변형 식품) = GMO는 유전자 변형 식품이란 뜻이다. FDA는 유전자 변형 식품도 일반 식품과 별 다를바 없이 다루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유통중인 GMO는 호박, 파파야, 콩, 옥수수, 카놀라, 사탕무 등이 있다. FDA의 지침에 따르면 유전자 변형 식품이라 해도 이를 따로 표기할 법적인 의무는 없는 셈. 그러나 다음달부터 버몬트주에서는 유전자 변형 식품 표기를 의무화 할 예정이다. 버몬트주가 아니라면, 유전자 변형 식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NON GMO’(비 유전자 변형 식품) 라벨을 보는 수밖에 없다.

사진설명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NON GMO(비 유전자 변형 식품), USDA ORGANIC(유기농 인증), All Natural(천연 식품), Grass Fed(목초 사육), Certified Humane Raised&Handled (동물복지 인증), Free Range Eggs(방사란) 라벨.

▶USDA ORGANIC(유기농 인증) = USDA는 화학비료나 살충제, 성장호르몬, 유전자 변형 성분 등을 쓰지 않고 생산한 식품에 한해 유기농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인증의 기준이 되는 생산 과정이나 허용 성분 등은 유기농 기준위원회의 정기적인 집회를 통해 결정된다. USDA에서 부여하는 인증 마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00% ORGANIC’이란 라벨을 부착한 식품은 전 성분이 유기농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 외 유기농 인증 마크를 단 식품들은 전체 성분 중 5%까지 비 유기농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All Natural(천연 식품) = FDA는 ‘Natural(천연식품)’ 단어 사용에 대한 규정을 아직 정해놓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FDA보다 무서운 것이 소비자다. 살충제나 식품첨가제를 사용한 식품, 유전자 변형 식품에 ‘Natural’이란 단어를 썼던 몇 몇 기업이 소비자 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FDA는 이 같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감안해, 천연 식품의 정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USDA는 합성재료나 착색료 등을 사용하지 않고, 최소한의 가공을 거친 육류에 한해 ‘Natural(천연식품)’ 표기를 허용하고 있다.

▶Free Range Eggs(방사란) = USDA는 닭을 닭장에 가두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공간을 제공한 상태에서 닭이 알을 낳은 경우에 한해 ‘Free Range Eggs(방사란)’이라는 말을 쓸 수 있게 했다. ‘Free Range Eggs(방사란)’ 표기는 아직까지 허점이 많다. 닭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닭장보다 조금 넓은 공간에서 닭은 키우는 곳들도 ‘Free Range Eggs’라는 말을 붙이기도 한다. USDA는 빠른 시일 내에 정확한 규정을 정할 계획이다.

▶Certified Humane Raised&Handled (동물복지 인증) = 가축의 사육 환경이나 도살 방식에 대해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축을 인도적으로 사육했다는 표시로 붙이는 라벨이다. 1978년 제정된 인도적 도살법(Humane Methods of Slaughter Act)을 기반으로 관련 개념이 생겨났다. 아직까지는 인도적인 가축 사육 환경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없고, FDA나 USDA가 정해놓은 규정도 없는 상태다. 동물 복지 인증 라벨은 대부분 제3의 기관들이 인증한 것들이다.

▶Grass Fed(목초 사육) = 목초사육은 목초만 사료로 써서 사육한 후 도축한 육류에 붙였던 라벨이다. 머잖아 이 ‘Grass Fed(목초 사육)’ 라벨은 사라질 전망이다. 올 초 USDA가 목초 사육에 대한 정의를 철회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육 환경을 불문하고 목초로만 사육하면 붙일 수 있는 ‘Grass Fed(목초 사육)’ 라벨이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움말=aT 뉴욕지사 임성준 대리]


kate01@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