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문부과학상과 방위상에 ‘역사 수정주의’ 성향의 강경 우익 인사를 발탁하는 등 ‘아베 칠드런’을 주축으로 한 개각에 나선다. ‘아베의, 아베를 위한, 아베에 의한’ 내각을 통해 향후 개헌정국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개각에서 중용된 아베 측근들은 모두 극우성향의 인물들이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자 아베’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에 올라= 국방장관격인 방위상에는 이나다 도모미(田 朋美ㆍ57) 자민당 정조회장이 기용된다. 이나다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정교하게 만들어낸 정치적 인물이자 그의 유력한 정치 후계자다. 무엇보다 이나다는 아베가 추진해온 ‘전후체제 탈피’의 숨겨진 공신이다. 2006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두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저지하려고 하는 망은의 무리는 도덕ㆍ교육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발언했으며,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또, 지난해 위안부 합의가 이뤄진 뒤 후지테레비에 출연해 “위안부 소녀상은 날조된 역사인식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교과서 검정’ 선봉장에 있던 마쓰노 히로카즈, 신임 문부상에=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ㆍ53) 전 문부과학성 부(副)대신은 신임 문부상으로 내정됐다. 마쓰노는 지난 2006년 아베에 의해 후생노동대신 정무관에 역임한 인물로, ‘아베 칠드런’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아베를 통해 국정운영에 개입하게 됐다.
마쓰노와 아베의 관계는 지난 2012년 발족된 ‘교육재생 실행본부’를 보면 알 수 있다. 아베 산하의 제도개혁기구였던 교육재생 실행본부는 일본의 제국주의 행보를 미화하고 자기학대적 사관을 탈피하기 위한 법 정비를 위해 구축됐다.
▶ 아베의 ‘홍보맨’ 세코 히로시게=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ㆍ53) 내각관방 부장관은 경제산업상에 내정됐다. 세코 히로시게의 별명은 ‘아베의 홍보맨’이다.
이외에도 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에는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ㆍ45) 환경상이 선임되고 농림수산상에 야마모토 유지(山本有二ㆍ64) 전 금융담당상 등이 각각 기용된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