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OC 위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문대성(선수위원) 새누리당 의원 등 2명이었지만, 이건희 위원은 병상에 오랫동안 누워 있어 직무를 중단했고, 문대성 위원은 최근 IOC로부터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이번 리우 올림픽에는 한국 IOC 위원이 한 명도 참가하지 못했다.
리우올림픽을 움직이는 ‘스포츠계 최고 명예직’ IOC 위원은 현재 총 90명이다.
국제경기단체 대표, 각국 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선수출신 등으로 구성되는 IOC 위원은 대부분 국가에서 비자 없이 입국이 허용되는 등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이 때문에 IOC 위원 중에는 유럽과 중동의 왕족 출신, 재력을 가진 기업가 등이 많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IOC 위원 90명의 자산평가액을 분석한 결과 1000만달러(111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IOC 위원은 총 10명으로 나타났다.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PC화면 캡처 |
IOC 위원 중 가장 부자는 우리나라의 이건희(74) 삼성그룹 회장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이건희 회장의 자산은 135억달러(15조원)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집계한 ‘대한민국 100대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총 자산은 12조4648억원으로 국내 부호 순위에서 1위에 올라있다.
1996년부터 IOC 위원을 역임해온 이 회장은 2005년 대한올림픽위원회 명예위원장을 맡기도 했고, IOC의 위원으로 2018 평창올림픽 유치에도 크게 기여했다.
학창 시절 레슬링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는 이 회장은 대한레슬링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비인기 종목들에 많은 지원을 해왔다.
두번째로 자산이 많은 IOC 위원은 룩셈부르크의 국가원수인 앙리 대공(Henry, Grand Duke of Luxemburgㆍ61)이다.
1998년부터 IOC 위원으로 활동한 앙리 대공의 자산은 50억달러로 평가된다. 그의 자산 대부분은 룩셈부르크와 벨기에 지역의 부동산과 은행예금 등으로 이뤄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룩셈부르크의 국가원수인 앙리 대공(61),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36) 카타르 국왕, 알베르 2세(58) 모나코 국왕 |
3위는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Sheikh Tamim bin Hamad al-Thaniㆍ36) 카타르 국왕이다. 타밈 국왕은 2013년 33세의 나이에 카타르의 국왕 자리에 즉위한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왕’이다.
180조원 규모의 세계최대 국부펀드 카타르투자청(QIA)을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타밈 국왕의 자산은 22억달러에 이른다.
QIA는 폴크스바겐(Volkswagen),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Corporation), 세계최대의 명품그룹인 LVMH(Louis Vuitton Moet Hennessy) 등 세계적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02년부터 IOC 위원을 맡고 있는 타밈 국왕은 2005년에는 카타르스포츠투자청(QSV)를 설립하는 등 젊은 시절부터 스포츠 외교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유치위원장으로 대회를 유치했고,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2022 월드컵 유치까지 이끌었다.
IOC 위원 가운데 네번째 부호는 알베르 2세(Albert IIㆍ58) 모나코 국왕이다. 그는 195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활동한 할리우드의 전설적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아들로 유명하다.
유럽 최고 휴양지 모나코, 프랑스 등에 토지를 소유한 알베르 2세의 자산은 10억달러로 평가된다.
그는 특히 모나코의 카지노, 호텔 등의 관광산업을 총괄하고 있는 국영기업 SBM(Societe des bains de mer de Monaco)의 지분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현재 SBM 지분의 69%는 모나코 정부가, 6.4%는 알베르 2세가 속한 모나코 왕가(그리말디 가문)가 소유하고 있다.
1985년 IOC 위원에 선출된 알베르 2세의 부인은 올림픽 수영선수 출신의 샤를렌느(Charleneㆍ37) 왕비다.
(왼쪽부터) 우크라이나의 세르게이 부브카(53), 덴마크의 프레데릭 왕세자(48), EA 전 CEO 래리 프롭스트(66) |
5위부터 7위까지는 우크라이나의 스포츠부호 세르게이 부브카(Sergey Bubkaㆍ53), 덴마크의 프레데릭 왕세자(Crown Prince Frederikㆍ48), 스포츠게임 회사 일렉트로닉 아츠(EA)의 전 최고경영자(CEO) 래리 프롭스트(Lawrence F. Probst IIIㆍ66)가 차지했다.
‘장대높이뛰기 전설’ 세르게이 부브카는 은퇴 이후 사업가와 스포츠 행정가로서 화려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스포츠클럽과 레스토랑, 보드카, 향수, 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의 성공과 함께 그의 자산도 2억4500만달러로 뛰었다.
부브카는 1983년부터 1997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 6연패를 달성하는 등 현역 시절 실내ㆍ외 경기를 통틀어 총 35차례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인간새’로 불렸다.
그는 2001년부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위원으로 활동하다 2007년 IAAF 부회장을 맡았으며 2008년에는 IOC 위원에 선출됐다.
IOC 위원 중 여섯번째 부호인 프레데릭 왕세자는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의 아들이며, 덴마크 왕위 계승 1순위다. 평소 마라톤과 요트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프레데릭 왕세자는 2009년부터 IO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올림픽을 인연으로 아내도 만났다. 그는 2000년 올림픽이 열리는 호주 시드니에서 만난 평범한 대학교 교직원이던 메리(43) 왕세자빈과 2004년 결혼했다. 프레데릭 왕세자의 자산은 1억4500만달러로 평가된다.
7위의 래리 프롭스트는 2008년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위원장에 오른 후에 2013년 IOC 위원이 됐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EA의 사장을 지내고, 2007년까지 CEO로 근무한 프롭스트의 자산은 8200만달러에 이른다.
(왼쪽부터) 올레가리오 바스케즈 라냐(81) 회장,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딸인 앤 공주(65), 푸에르토리코 리차드 캐리언(63) 회장 |
8위부터 10위까지는 멕시코 출신의 올레가리오 바스케즈 라냐(Olegario Vazquez Ranaㆍ81) 회장,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딸인 앤 공주(Anne, Princess Royalㆍ65), 푸에르토리코 리차드 캐리언(Richard Carrionㆍ63) 회장이 올랐다.
1995년부터 IOC 위원을 역임 중인 올레가리오 회장은 멕시코의 대표 기업집단 엠프레사리얼 앙헬레스그룹을 이끌고 있다. 금융을 비롯해 호텔과 병원, 방송사 등 수십개 계열사를 미국과 멕시코에서 운영하고 있다. 금융사 멀티바(Grupo Financiero Multiva)의 지분 17.8%를 보유한 올레가리오 회장의 주식자산은 5000만달러에 이른다.
아홉번째 부자인 영국 앤 공주는 영국의 스포츠계의 대표 인물이다. 승마에 재능이 뛰어난 앤 공주는 1971년 21세의 나이에 유럽 마술(馬術)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왕족으로서는 최초로 영국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으며, 이후 IOC 위원에 오르는 등 스포츠 행정가로 변신했다. 앤 공주의 자산은 3000만달러로 추정된다.
10위에 오른 리차드 캐리언 회장은 히스패닉 계통이 창립한 금융회사 중 북미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푸에르토리코의 포퓰러 금융그룹(Popular Inc)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90년부터 IOC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포퓰러 그룹의 지분 0.33%를 보유한 리차드 회장의 주식자산은 1000만달러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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