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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 ‘제5 원소’ 만들기 나선 삼성전자, ‘전자제품 자동차’ 날개는 언제?
뉴스종합| 2016-08-04 09:09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삼성전자가 제5의 비지니스 모델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및 가전에 이어 자동차를 미래 10년 삼성전자의 핵심 먹거리로 만들겠다는 야심이다.

4일 관련 업계 및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부품 회사인 마그네티마렐리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마그네티마렐리는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전장부품 계열사로, 삼성전자는 이를 약 30억 달러, 우리돈 3조 원 정도에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는 마그네티마렐리의 조명과 차량용 엔터테인먼트기기, 텔레매틱스에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 제작에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다양한 전자기기 시장을 노린 M&A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이 마그네티마렐리의 모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 지주회사 엑소르의 사외이사인 점도 이 같은 M&A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삼성전자의 자동차 관련 행보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12월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새로 만든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법인을 통해 전기차 회사 BYD의 지분을 일부 매입하기도 했다. 또 관련 인력 흡수도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로 이직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보다 앞서 차량 관련 시장에 진출한 계열사 삼성SDI 역시 지난해 세계 2~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의 베터리 관련 사업부를 인수하며, 관련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한 바 있다. 삼성SDI는 이를 토대로 글로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삼성SDI의 자동차용 베터리 시장 영역 확대, 또 삼성전자의 자동차 부품사 인수 및 전기차 업체 지분 투자는 이미 전기모터 등 자동차에 언제든지 활용 가능한 다양한 부품을 양산 중인 삼성전기의 사업 영역 등과 맞물리며, 삼성그룹 차원의 자동차 시장 재진출 가능성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증권가 등에서는 삼성전자 및 계열사들의 사업 역량과 확장 방향 등을 토대로, 전기차가 대중화 되는 시점에 삼성이 다시 자동차 완성품 시장까지 넘볼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가솔린 엔진과 기계식 미션 대신 전기모터와 베터리, 그리고 다양한 전자기기와 부품으로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변한다면, 전자부품 시장에서 일찌감치 세계 최고에 올라선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다만 과거 삼성이 자동차 시장에서 철수하며 “다시는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점이 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당분간 완성차보다는 여러 차 제조사에 다양한 부품을 공급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자동차의 개념이 기계장치에서 전자제품으로 완벽하게 바뀌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완성차가 아닌, 차량 부품 시장만으로도 삼성전자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차량 부품 시장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에서, 삼성이 당분간은 직접 제조보다는 기존 업체와 제휴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자원의 선행 투입이 필요하고 사업화에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완성차 업체와 장기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산업”이라며 “차량용 전자 제품은 일반 제품 대비 수명주기가 길며, 고신뢰성과 안정성 확보에 필요한 제품 개발 및 신뢰성 검증을 위한 설비투자가 필수로, 진입장벽 또한 매우 높다”고 삼성전자의 신중한 시장 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난 2010년 34% 수준이던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0%까지 증가했고 오는 2030년에는 5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또 산업연구원은 자동차 무선시장만 2018년 984억 달러, 센서시장은 2015년 221억 달러에서 2020년 35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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