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조용병 VS 위성호… 신한지주 차기회장 ‘2파전’
헤럴드경제| 2016-08-18 11:56
한동우 회장 내년 3월 임기만료
은행경험 풍부 조용병 행장 주목
위성호 사장은 카드 1위 이끌어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에 따라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2파전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18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오는 26일 임기가 마무리되는 위 사장의 연임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경위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이만우 고려대 교수, 고부인 산세이 대표, 이상경 법무법인 원전 대표변호사 등 사외이사들로 구성돼 있다.

위 사장의 연임은 앞으로 열릴 신한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의 100% 자회사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위 사장은 빅데이터 경영을 통해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은 물론, 전략적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합리적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라며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신한카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우수한 경영성과를 창출한 점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위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 사장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당초 ‘신한내분사태’를 성공적으로 추슬렀던 서진원 전 행장도 강력한 후보로 꼽혀왔으나 최근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2강 구도로 좁혀지게됐다.

현재 신한금융지주를 이끄는 한동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신한금융지주 내부 규정에 따라 만 70세가 넘으면 회장을 할 수 없어 만 68세인 한 회장은 재연임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지주의 회장추천위원회는 한 회장이 물러나기 두 달 전인 1월 말까지는 차기 회장 후보를 내정해야 한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해에도 신한은행장 자리를 경쟁을 펼친 바 있다.
당시에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계로 분류되는 위 사장이 중립진영으로 분류되는 조 행장보다 행장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많지만 결과는 조 행장이 승리를 거두며 신한은행장에 올랐다.

이를 놓고 당시 금융계에서는 내부 갈등으로 상처를 입은 신한금융지주가 파벌 논란을 벗기 위해 중립 성향의 조 행장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계 전반에서는 중립성향이면서 현재 은행장을 겸임하는 등 은행 경험이 보다 풍부한 조 행장이 조금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위 사장도 신한은행 뿐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카드에서 고위직을 두루 지내는 등 경력 면에서는 결코 조 행장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조 행장은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은행의 기초인 영업뿐 아니라 인사와 기획, 글로벌 등 은행 업무 전반을 거쳤다. 2013년에는 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맡아 대규모 자산을 운용해 본 경험도 있다.

지난해부터는 신한은행장을 맡아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도전과 저금리 지속 등 영업환경 악화에도 ‘리딩뱅크’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아울러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업구조조정 시기에도 다른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게 가져갈 수 있었으며, 써니뱅크 출범이나 자율출퇴근제 도입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맞서는 위 사장은 서울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조 행장보다는 입행이 1년 늦다.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신한은행 부행장을 거쳐 2013년부터 신한카드를 이끌어 오고 있다.

위 사장은 특히 올해부터 적용된 카드사 수수료 인하에 따른 경영 악화 위기에도 신한카드의 순익을 개선해 카드업계 1위 사업자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 두 사람 외에도 그룹경영회의에 참석하는 금융투자와 생명, 자산운용 대표 역시 현직으로서 자동으로 회장 후보군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민정기 BNP파리바 자산운용 사장 등도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오르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용병 행장과 위성호 사장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라며 “하지만 또 다른 후보가 갑자기 떠오를 수 있어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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