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O2O 외식세상엔 ‘대기’ 없다
뉴스종합| 2016-08-23 11:11
네이버 예약’ 외식업계·고객 이용 급증
스타벅스 앱 ‘사이렌오더’도 올 900만건 이용
대기불편 해소·각종 할인혜택 서비스
외식전 정보검색 트렌드 업고 인기몰이
업체, 주문시간 단축·비용절감 효과 쏠쏠



#. 주부 오 모(여ㆍ36) 씨는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패밀리 레스토랑을 방문했다. 타 지점보다 ‘샐러드바 구성이 좋다’는 입소문만큼이나 대기시간도 악명이 높은 곳이지만, 네이버 예약서비스로 미리 예약을 한 오 씨는 대기없이 자리를 안내 받았다. 오 씨는 “가족끼리 외식을 하면 기다리는 것은 기본인데, 편하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외식 풍경을 바꾸고 있다. 오프라인이 가진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온라인과의 연계성을 높이려는 유통업계의 시도들이 늘면서 생긴 변화다. 기다림이 일상화된 외식의 불편함을 해소함과 동시에 할인혜택까지 더한 각종 예약ㆍ테이크아웃 서비스는 외식의 편리성을 높이면서 이용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모바일, 외식의 시작이 되다=먹거리 시장에서 O2O의 역할이 먼저 자리잡은 곳은 ‘배달서비스’다. 전세계적으로 식재료, 완성된 요리 등을 배달하는 서비스는 도어대쉬(Doordash), 블루에이프론(Blue Apron) 등의 성공으로 그 가능성이 입증된 바 있다. 여기에 아마존, 구글 등 대형 온라인 채널들이 O2O 음식 배달서비스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 경쟁은 빠르게 확장 중이다.

우리나라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의 3개 업체 위주로 형성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배달앱 시장의 규모는 올해 초 기준 약 2조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제 모바일이 주도하는 O2O는 배달시장 거쳐 외식 시장을 향하고 있다. ‘뭘 먹을지’에 대한 고민을 안고 포털사이트ㆍ어플리케이션을 검색하는 것은 외식 전 흔한 풍경이다. 외식 전에 정보를 찾는 소비자행동을 고려, 예약서비스를 접목한 레스토랑 예약서비스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포탈사이트 네이버가 론칭한 ‘네이버 예약’이 그 중 하나다.

네이버 사이트에서 검색과 예약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예약서비스에 외식업계는 빠르게 반응했고, 고객의 이용건수도 증가세다.

지난 7월말 매드포갈릭은 전 매장에 네이버 예약을 시작했다. 이어서 지난 8월 초 CJ푸드빌은 빕스, 계절밥상, 더플레이스 전점에 ‘네이버 예약’ 서비스를 도입했다. CJ푸드빌에 따르면 네이버 예약 도입에 앞서 지난 5월부터 약 2개월 동안 해당 서비스를 시범운영하는 동안 네이버 예약을 통한 예약건수는 2만건을 넘어섰다. 게다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이후 예약건수는 시범 운영기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예약이 편리하다는 입소문과 함께 온라인 광고 등 마케팅도 함께 진행한 결과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시범운영 기간 반응 좋아서 전점으로 확대했다. 편의성이 높아서 고객들 반응이 좋다”며 “네이버가 워낙 큰 플랫폼이라서 접근하기 좋고, 편리한 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테이크 아웃? 왜 기다리세요?=예약 서비스의 장점은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여주고, 업체 입장에서는 주문 시간 단축ㆍ수요예측ㆍ고객관리ㆍ타깃층 확대 등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시간을 예약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약 서비스는 재사용율이 높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4년 모바일 주문ㆍ결제 서비스인 ‘사이렌 오더’를 출시했다. 8월 현재까지 누적 이용건수는 900만 건이다.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메뉴 주문과 픽업을 하고자하는 매장을 선택, 결제까지 진행하면 고객은 매장에서 주문한 음료를 받기만 하면 된다. 고객이 몰리는 아침과 점심 때 ‘사이렌 오더’의 이용률이 높으며, 스타벅스 측은 “바쁜 시간대에 주문 대기 시간을 줄이려는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커피 뿐만이 아니라 피자나 치킨 등의 포장 주문의 픽업도 한결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SK플래닛의 11번가는 지난 18일 ‘생활 플러스’를 통해 커피, 음료, 피자, 치킨, 김밥ㆍ분식, 햄버거 등의 포장주문 서비스를 출시했다. 주변의 매장을 골라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미리 주문 결제 후 이용할 수 있는 ‘테이크 아웃(Take-out)’ 서비스다. 매장 별로 바로 픽업할 수 있는 기능과 원하는 시간에 찾아갈 수 있는 예약 주문 기능이 제공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기시간에 대한 고객의 부담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 예약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과거에는 예약이 번거로운 것이었다면, 최근처럼 예약 서비스가 통합적인 플랫폼의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예약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미정ㆍ김현경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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