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정용진의 ‘노브랜드 정신’
뉴스종합| 2016-08-25 11:01
“브랜드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
고품질 상품 가격거품 빼고 제공
9개 상품으로 출발…올 매출 804억
용인에 한국형 노브랜드 전문점 오픈



불황형 소비시대, 소비자와 유통가를 달구고 있는 키워드는 단연 ‘가성비’다. 싸게 사려면 대형마트로 가야한다는 과거의 ‘쇼핑 공식’은 온라인, 해외직구 등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말 그대로 ‘옛 말’이 됐다. 허리를 조인 소비자는 더 똑똑해졌고,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상품, 그리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것은 무한경쟁 시대에 놓인 유통가의 숙제가 된 지 오래다.


수 많은 시도과 고민 속에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마트의 본질은 고객’이라는 해답 속에서 변화를 위한 두 번째 걸음을 내디뎠다. 지난해 일산 이마트타운 오픈과 함께 가정간편식 자체브랜드 피코크(PEACOCK)를 레스토랑과 접목한 ‘피코크 키친’을 선보인 것이 그 첫 번째였다면 이번에는 ‘노브랜드’다.

25일 이마트는 경기도 용인시에 한국형 하드디스카운트 스토어 노브랜드 전문점을 오픈한다. 상품 수를 이마트의 50분의 1수준인 1200가지로 압축해 운영하되, 이 중 노브랜드를 달고 있는 상품 수는 800가지다.

지난 24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노브랜드의 정신’이라는 태그와 함께 노브랜드 전문점 오픈을 통한 ‘마트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풀어냈다. “고객을 위해 세상의 스마트 컨슈머들을 위해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만나게 하는 것, 이것이 노브랜드의 정신. 유통 회사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제조 파트너와 직소싱으로 국내 공장들을 찾아다니며 관습과 고정관념을 바꾼다”.


노브랜드(NO BRAND)는 지난 2015년 4월 9개 상품으로 출발한 이마트의 대표 자체브랜드(PL)다. ‘브랜드’란 말에 함축돼 있는 불필요한 가격거품을 없애고, 동시에 고품질의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노브랜드의 핵심이다. 초저가 브랜드를 지향하는 노브랜드는 출시 3개월 만에 20억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 상반기에는 총 6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 하반기 매출과 비교하면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노브랜드의 성장세는 무섭다. 지난 7월까지 노브랜드는 804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 속도라면 올해 예상 목표인 1000억 매출 달성도 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월 현재 노브랜드로 출시된 상품 수는 360개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여기에 노브랜드 상품으로 개발을 앞두고 테스트 단계에 있는 소싱상품과 함께 시즌 상품 일부를 함께 선보인다. 가공, 일상상품 중심의 기존 상품군에 신선상품까지 추가해 전문점으로 MD완성도도 높였다.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 전문점 오픈과 관련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상품 및 해외 우수 상품을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함으로써 장바구니 물가안정은 물론 침체된 국내 내수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소위 ‘정용진의 브랜드’가 이마트라는 경계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해 일산 이마트타운점에 그로서란트(그로서리+레스토랑) 형태의 피코크 키친 매장을 오픈했다. 복합 식문화 리테일 매장을 지향하는 피코크 키친은 이마트의 자체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피코크 브랜드를 앞세운 특화매장이다. 실제 판매되는 피코크 상품을 이용한 공간 속에서 고객들은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을 아우르는 식음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피코크 키친은 오픈 후 1년 2개월이 지난 현재 명실상부한 이마트만의 식음 콘텐츠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피코크 키친의 누적 매출은 100억을 이미 넘어섰다. 누적 객수는 120만 명에 달한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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