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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짝퉁ㆍ도둑 꼼짝마” 명품속으로 들어가는 전자태그
뉴스종합| 2016-08-28 08:52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에르메스 스카프, 루이뷔통 가방, 구찌 신발, 버버리 코트….

‘가짜상품’ 뿐 아니라 절도의 표적이 되는 글로벌 명품들이다. 도난당한 명품들이 암시장에서 거래되면서 소매업계가 입는 연간 손실액만 320억달러(35조6500만원)에 이른다.

모조품과 도난방지를 위해 명품업계가 실로 짠 전자태그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 명품업계는 그동안 정부간 무역협정이나 수사당국에 의존해왔지만 최근에는 기술적인 솔루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옷감 속에 감추는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 태그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명품 도난이나 모조품 범람 우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영국 기반 어드밴스드이텍스타일(Advanced E-Textiles). 이 회사가 개발한 극소형 RFID는 눈으로 찾아낼 수 조차 없다. 옷을 제작한 후 태그를 다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실 섬유 사이에 전자 바코드를 집어넣기 때문이다. 제조단계서부터 옷감 안에 포함시킨 전자태그는 무선으로 인식된다.

실을 짤 때부터 전자태그를 집어넣는 신기술.

어드밴스드이텍스타일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아누라 라트나야크(Anura Rathnayake)는 “기존 RFID 태그로는 직물을 짜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방수나 세척 등 내구성을 보장할 수 없었지만 우리가 개발한 RFID는 세탁은 물론 제품 이력까지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전자태그에는 제품에 어떤 섬유가 사용됐는지, 구입처는 어디인지, 제조일로부터 얼마나 경과됐는지 등 세세한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진품이 아닌 ‘가짜상품’을 색출하는데도 유용하다. 고객이 이른바 ‘짝퉁’인지 아닌지 감별하길 원한다면 매장에 상품을 가져가 RFID 태그가 있는 지를 살펴보면 된다. 만약 옷감 내에 RFID가 감지되지 않으면 가짜로 추정할 수 있다.

도난 측면에서는 명품을 훔친 도둑들이 태그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옷감을 해체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이 더 들게 된다. 명품업계는 이같은 옷감내 태그를 사용하면 도난과 모조품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루이뷔통 매장 모습.

문제는 비용이다. 그러나 라스냐야키 CEO는 “전자태그가 재활용이 되기 때문에 생산비용을 줄이고 폐기물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낡은 옷을 매장에 가져다주면 실을 해체해 기존 RFID를 추출해내고 새로운 정보를입력해 새 제품에 다시 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Forrester)는 “2026년까지 RFID 시장규모가 180억달러(2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기술이 더 좋아지고 비용이 싸지면 많은 소매 유통업체가 RFID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레스터의 소매업 담당 애널리스트 슈카리타 물푸루(Sucharita Mulpuru)는 “자라(ZARA)와 콜스(Kohl’s), 메이시(Macy‘s) 등 소매유통 기업이 RFID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 옷속에 감춘 RFID 전자태그가 명품에서 일반제품으로 상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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