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칠보의 잔향이 실용성을 만나 가치를 더하다
헤럴드경제| 2016-08-31 17:19

[헤럴드경제] ‘다반향초(차를 마신 지 반나절이 되었으나 그 향은 처음과 같다)’라는 구절에서 ‘반초’라는 호를 가진 반초갤러리 박수경 대표는 금하상회로 출발해 정식 법인이 된 ㈜금하칠보의 설립자이자, 한국 칠보 문화계승 명문가 김이두 선생의 손녀이다. (사)한국칠보공예협회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칠보유약제조전수를 받은 박 대표는 지난 6월 9일 ㈜금하칠보의 하이브랜드인 반초갤러리를 오픈했다. 


[촬영협조=반초갤러리]


칠보공예는 금, 은, 구리 등에 유약을 올려 건조시킨 뒤, 800℃의 불에 소성한 뒤 도자기소성이 그러하듯 형태왜곡이 없는 것들만 살려내는 고급 공예다. 완성 후 변색이 없고 광택이 아름다워 어머니가 딸에게, 그리고 손녀에게 대대로 전해주는 귀중품이었다. 반초갤러리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과정으로 한국식 앤티크를 추구한다. 

이러한 칠보의 전통을 DIY생활용품, SPA의류를 선호하는 현대의 취향 및 실용미와 결합해, 많은 이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고급문화 소재로 개발하기 위해 반초갤러리를 오픈했다. 박 대표는 일반인들에게 칠보를 강의하기 위해, 소형 가마를 개발했다. 그래서 취미로 입문했다가 적성을 찾는 사람도 있고, 작은 장신구의 경우 굽는 데 2~10분 이내라는 짧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중성을 확보하고 문화상품 및 교육적 가치가 높다. 

반초갤러리의 컨셉트는 박 대표의 호이자 갤러리의 유래가 된 다도에 걸맞게 ‘향’, ‘다도’이다. 소반과 차도구, 수제 기념품, 주얼리 등을 제작하고, 생활공예품과 가구를 칠보로 장식해 리폼하는 과정도 병행 중이다. 이러한 하이브리드적 하이퀄리티, 실용예술을 추구하는 반초갤러리에는 공항면세점 기념품, 호텔, 대기업 주문 및 대통령 해외순방 각국인사 기념품 등을 위해 원자재 단계부터 기획, 제품 생산, 포장까지 담당해 온 박 대표의 세심한 업무 스타일이 반영되어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화를 이루는 일순위로 자리잡혔지만, 반대로 가장 세계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일 수도 있다. 전승자가 줄고 있는 공예칠보, 하지만 은은한 전통의 향기로 부활을 꿈꾸는 이 들의 미래가 주목된다.

 김정경 기자/ mosky1004@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