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프린팅솔루션 사업을 미국 휴렛페커드(HP)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1일자로 프린팅 사업부를 분할, 자회사로 만든 뒤 1년 이내 지분 100% 및 관련 해외자산 일체를 HP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진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HP 제품에 삼성전자 브랜드를 붙여 판매를 계속한다. 기존 PC 및 노트북 사업과 시너지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매각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선제적 사업조정을 통해 핵심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HPI는 세계 1위 프린터 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삼성전자 프린팅 솔루션 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기록했으며, 국내 수원사업장과 중국 생산거점, 해외 50여개 판매거점 등을 조직으로 삼고 있다. 국내외 종업원 수는 약 6000여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와 HP가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문을 분할해 10억5000만달러(약 1조1100억원)에 매각하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생산 설비와 영업 인력, 그리고 6500건의 특허도 HP 인수 목록에 포함됐다. 또 삼성전자는 매각 대금 일부를 HP 주식 매입에 사용, 전략적 우호 관계를 맺는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매각하는 프린터 사업은 2007년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가전과 TV 이후 회사의 미래 사업으로 태양전지 등 에너지,△바이오 헬스, 로봇, 시스템LSI, 와이브로 등과 함께 꼽은 6대 신수종사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1984년 미국 HP와 함께 삼성휴렛패커드를 설립하고 프린터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이후 합작회사는 HP가 인수했고,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레이저 프린터를 중심으로 가정용 및 산업용 제품을 생산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여년 전 예상과 달리 종이를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졌다”며 프린터 산업의 한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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