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 창업자 우샤오후이(吴小暉ㆍ50)가 한 말이다.
우 회장의 이런 발언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안방보험은 최근 거침없는 글로벌 인수ㆍ합병(M&A)으로 가장 주목받는 중국기업 중 한 곳이다.
중국 안방보험그룹 창업자 우샤오후이(50) |
최근 2년 사이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여러 글로벌 기업을 사들였다.
네덜란드의 비바트보험, 벨기에 나겔마커스와 피데아보험 등 최근 2년간 안방보험이 해외 M&A에 쏟아부은 금액만 135억달러(약 15조원)에 달한다.
2014년 9월에는 동양생명을 1조1300억원에 인수, 중국 자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금융업계에 진출하며 이름을 알렸고, 올 4월에는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매입 계약도 체결했다.
안방보험 |
이같은 공격적인 M&A 중심에 있는 인물이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이다. 그는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도 불린다. 보험사 수입을 해외 기업과 자산을 사들이는 데 사용하는 전략이 워런 버핏(Warren Buffettㆍ86)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 회장이 쌓아올린 부(富)와 혼맥에 대한 많은 정보가 베일에 싸여있다.
중국 유대상인으로 비유되는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출신인 우샤오후이는 싱가포르국립대를 졸업한 후 고향인 윈저우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몇년 후 고향을 떠나 자동차 렌탈ㆍ매매 사업을 하다 2004년 자본금 5억위안의 자동차 보험사 안방화재보험을 창업했다.
이후 부동산과 광산, 인프라 건설 등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냈고, 2010년과 2011년 각각 생명보험사와 자산운용사를 세웠다.
동양생명 |
주식투자 등으로 두둑한 자금을 확보한 후에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안방보험은 설립 12년만에 총 자산 1230억달러 규모의 중국 5대 종합보험사로 몸집을 키웠다.
이같은 안방보험의 급성장 배경에는 우 회장의 막강한 인맥 네트워크가 뒷받침됐다. 그가 인맥을 쌓은 비결은 유력가 딸들과의 세 차례 결혼이었다.
첫째와 둘째 부인은 각각 저장성과 항저우의 유력 집안의 딸이었다.
우샤오후이의 세 번째 아내는 덩샤오핑(鄧小平) 전 국가주석의 외손녀 덩저루이(鄧卓芮)였다. 우 회장은 덩저루이와 결혼한 2004년 안방보험을 세웠다. 당시 이 혼맥이 안방보험의 인허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해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의 외손녀 덩저루이 |
안방보험 설립 직전 일했던 투자회사 BJ인베스트먼트에서도 권력자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BJ인베트스먼트의 설립자이자 안방보험 창업 멤버인 천샤오루(陳小魯)이다. 천샤오루는 중국 공산당 혁명원로 천이(陳毅)의 아들로, 막강한 인맥을 동원해 자본금을 끌어오고 인허가 업무를 따내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금융업계에서도 우 회장은 최고위층 인사와의 ‘관시’(關係ㆍ관계)를 잘 활용하는 경영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안방보험의 초기 투자자로는 상하이(上海)자동차, 중국석유화공(시노펙) 등 중국의 대표적인 국영 업체가 참여했다.
비상장사 안방보험이 수차례의 증자로 지분 구조가 복잡하고, 경영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은 향후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실제 중국 안방보험 그룹의 주식 지분은 우샤오후이의 여동생 및 친인척, 지인들에게 집중돼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안방보험그룹이 중국 정부 기관들에 제출한 서류를 검토한 결과, 100여명의 개인주주들이 우 회장의 고향인 저장성 평양(平陽) 현에 주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안방보험의 지분은 39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회사의 지분을 우 회장의 친족과 지인 100여명이 나눠 가진 형태다. 친인척 및 지인들은 총 400억달러가 넘는 지분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안방보험은 생명보험 사업부문에 대해 내년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처럼 복잡한 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