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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얘'만 조심하면…고령임신 걱정 ‘뚝’
라이프| 2016-09-22 11:13

35세이후엔 난임·기형아 출산 확률 높아 
당뇨·고혈압 등 임신 합병증 위험도 상승

스트레스 노출땐 아이 출생후에도 ‘골골’
적절한 영양·엽산 섭취-가벼운 운동 등
임신전 젊은 엄마보다 관리 더 신경써야



#. 30대 초반에 첫째를 낳은 박모(37)씨는 최근 둘째를 임신했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 임신성당뇨가 온 것이 2형 당뇨로 이어지면서 둘째를 갖고도 인슐린 주사를 맞으며 혈당을 조절하고 있다. 산부인과에서는 임신부가 고령인 만큼 양수검사를 받을 것인지 결정하라고 해서 고민이 많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 전체 20%=결혼과 임신이 늦어지면서 고령 임신부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 초산 연령을 조사한 결과 2014년 평균 30.97세, 평균 출산연령은 32.04세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35세 이상 여성의 출산 건수가 1993년 2만7162건에서 2013년 8만8209건으로 늘었다. 전체 출산 중 35세 이상 여성의 분만비율은 1993년에는 4%에서 20년 후인 2013년 20%로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산부인과학회는 고령 출산의 기준을 초산 여부와 관계없이 35세로 보고, 만 35세 이상 여성을 고령 임신부로 분류한다. 여성의 생식 능력은 30세 이후 서서히 감소해 35세 이후에는 난임이나 불임, 임신 후에도 기형아가 나타날 확률과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임신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때문에 고령 임신부는 젊은 임신부보다 산전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임신 중 스트레스, 임신부 태아 모두에 위험=임신 중 스트레스는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영향을 주며 여러 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임신 중 강력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산모에서 저체중아 출산, 산후 불안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자궁 내에서 스트레스에 노출된 아이도 출생 후 다양한 질환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령 임신부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젊은 여성에 비해 임신 중 다양한 형태의 스트레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 임신부는 젊은 여성에 비해 임신 전부터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고 임신과 출산 중 질병이 합병되는 것이 스트레스 요인이다. 건강한 임신부도 향후 질병 발생에 대한 불안감으로 임신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

임신부가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내과질환, 조기진통이 있어 입원 치료를 받게 될 때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고령 임신부에서는 다운증후군과 같은 태아염색체 이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태아염색체 확인을 위해 융모막융모생검이나 양수천자와 같은 침습적 산전검사를 고려하게 된다. 이러한 침습적 검사는 출혈이나 감염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드물게 유산이나 조산을 초래할 수 있다. 이같은 검사도 임신부에게는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박미혜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결혼과 출산 연령이 점점 높아지면서 고령 임신부가 늘고 있다. 상당수의 고령 임신부들은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권유 받으면 본인 때문에 뱃속의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불안에 떨게 된다”며 “산모 나이가 많으면 여러 위험한 상황에 보다 많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산전 검사를 권유하는 것이므로 무턱대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고령 임신이라도 임신 전 건강 상태를 잘 체크하고 평소에 꾸준한 운동과 체중 조절에 신경 쓰고, 임신 후 산전 진찰을 잘 받는다면 젊은 산모 못지 않게 충분히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 임신부, 스트레스 관리=산모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불안장애와 스트레스가 높아진다. 고위험 임신부는 주치의에게 산모와 태아의 상태에 대해 충분한 상담을 받아 불필요한 걱정에 의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명상, 이완, 음악 등으로 일시적인 스트레스 감소효과를 볼 수 있고, 운동이 가능하다면 요가나 가벼운 유산소운동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임신부의 스트레스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비롯한 다학제 진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설현주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임신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이라며 “적절한 영양섭취와 엽산섭취, 금연, 금주, 적절한 운동, 치아관리, 스트레스관리 등 평소 생활 속에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 교수는 “35세 고령 고위험 임신부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임신 중 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할 있도록 전문 의료기관에서 체계적인 산전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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