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으뜸 투자처” 인식 고착화…매매가 고공행진
-국감에선 강남 분양가 손 놓은 정부ㆍ지자체 질타 이어져
-전문가들 “부동산 속도조절 필요…대책 고려할 때”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웃돈이 평균 1억원, 로얄동ㆍ층은 2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장이 갓 섰으니까 일단 질러놓고 보는 거죠.”
14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K중개사무소 대표의 설명이다.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의 전매제한 기간이 지난 12일부터 끝나자 강남권 분양권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순수 분양가만 10억~10억5000만원(전용 59㎡)인데, 웃돈까지 합치면 아직 짓고 있는 아파트의 가격은 11억~12억원으로 더 뛴다.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반분양 시점에나 3.3㎡당 분양가를 따지지, 분양권 시장으로 바뀐 뒤에는 분양가 의미는 줄고 웃돈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15일 이후에는 일반분양분 396가구도 전매제한에서 풀린다. 매물이 늘어날수록 강남의 분양권 시장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ㆍ매매가ㆍ분양권 프리미엄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어느정도의 속도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한강 건너편에서 강남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단지를 바라본 모습.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최근 부동산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선 ‘딴 나라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치열한 청약경쟁, 억대를 넘나드는 분양권 프리미엄 등을 지적하며 부동산 광풍의 진원(震原)인 강남의 분양가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상황이 이렇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도 강남의 분양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야당 의원들이 강남의 분양가 폭등을 잡지 못한 정부와 지자체를 질타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11일 “재건축 아파트의 건축비가 턱없이 비싸게 책정되며 실소비자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꼬집었다. 정동영 의원실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강남권 4개 재건축 단지(개포주공2ㆍ3단지, 가락시영, 신반포1차)의 건축비는 3.3㎡당 평균 1068만원으로 완공건축원가의 2.1배, 기본형 건축비의 1.9배로 나타났다.
윤영일 의원은 1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5년간 고분양가를 책정한 신규 아파트를 제재한 것은 1건에 그친다”며 “분양가 상승을 상시적으로 억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ㆍ서초ㆍ송파구서 공급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729만원이다. 지난해 평균(2974만원)과 견줘 25.4% 가량 뛴 상황. 점차 올라가는 분양가, 여기에 강남 프리미엄까지 겹치면서 투자수요가 몰리자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단지의 매매가도 크게 뛰었다. 이달 초 기준으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4012만원으로 집계됐다. 4000만원을 넘어선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속도 조절’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 아파트가 주도하는 현재 시장상황은 분명한 과열”이라며 “정서적으로 부동산 추가 규제는 필요하다는 인식이 쌓이고 있지만 정부 입장에선 결정적인 ‘계기’를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사람들이 시세차익을 보고 강남권 청약시장에 몰리는 형국”이라며 “재당첨 금지, 청약 1순위 강화 등의 카드는 과수요를 걷어내는 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상 처음 3.3㎡당 매매가 4000만원 넘은 강남3구 아파트(단위:만원)
2006년 2008년 2010년 2012년 2014년 2016년(10월)
3635 3058 3483 2967 3219 4012
자료 :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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