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박근혜-정세균 회동…“하야하라” 보좌진 시위 벌어져
뉴스종합| 2016-11-08 13:55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가졌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벌어진 뒤 첫 국회 방문이다. 두 사람의 면담은 10분도 채우지 않고 끝났으며, 국회 로텐더홀에서는 박 대통령을 향한 야당 보좌진의 하야 요구 시위가 벌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정 의장과 면담에서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가장 큰 책무”라며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에 좋은 분을 추천해준다면 그 분을 총리로 임명해 내각을 통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실상 김병준 총리 내정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사진=박근혜 대통령이 8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을 갖자, 더불어민주당 보좌진 협의회 등 야당 보좌직원 수십명은 박 대통령이 오가는 길목에서 ‘박근혜 하야’, ‘퇴진하라’ 등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을 수습하려 청와대 비서진을 교체하고 신임 국무총리를 발표했지만 국회와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난관에 부딪히자 국회에 방문해 ‘김병준 카드’를 내려놓은 것이다.

하지만 회동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의 면담 일정이 정해지자 더불어민주당 보좌진 협의회(약칭 민보협)는 “박 대통령 국회 방문시 본청에서 침묵 피케팅을 통해 국민의 뜻과 국회의 의지를 보이고자 한다”며 시위를 기획했다. 실제 박 대통령이 국회 본청에 들어오는 길목인 로텐더홀 계단에 보좌진 수십명이 ‘박근혜 하야’, ‘퇴진하라’ 등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들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보좌진들의 시위와 취재진이 몰리자 평소 대통령의 국회 방문시 타인의 접근을 엄격하게 막는 경호 라인도 다소 와해된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은 정 의장을 방문하고, 본청을 나가는 길에 보좌진들의 퇴진 요구 시위를 직접 목격했다.

회동 추진 과정에서 청와대와 국회의 불통도 드러나 논란을 낳았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야당 쪽에서도 회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전히 협조하고 조율 중”이라며 “영수회담도 추진해야 하고, 오늘 그 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정 의장 측은 “청와대가 회동을 제안할 때 야당 대표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권혁기 국회의장실 부대변인은 “야당 대표들은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이 면담하는 줄 알고 있고, 청와대에서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을 운운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대선주자들과 오찬을 마친 뒤 “(박 대통령이) 정 의장을 만난다는 얘기만 들었다”며 “영수회담을 그런 식으로 한다는 것은 너무 일방통행식”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청와대는 취재진에게 “오늘 국회 방문은 대통령과 국회의장과의 면담이며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은 추후 성사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알려 논란을 일단락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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