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 재건축 정비계획, 서울시에서 잇딴 제동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서울시 심의 문턱을 번번이 넘지 못하고 있다. ‘11ㆍ3 대책’으로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분양권 전매가 준공시까지 완전 금지된 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2018년에 부활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사업에 속도를 내는 반면 서울시는 과열을 식히기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잠실진주 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제공 =서울시 클린업] |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아파트지구 내 진주 아파트 주택재건축 예정 법적상한용적률 결정(안)이 지난 18일 21차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 결과 ‘보류’ 판정을 받았다.
1980년에 지어진 잠실진주는 1507가구의 대단지다. 송파구 신천동 20-4번지 일대(부지 11만2558㎡)에 법적 상한 용적률 300% 이하, 2950가구(소형임대 322가구 포함)를 새로 짓는 계획이 심의에 올랐다. 계획 상 공원과 도로 등 토지 5835㎡를 기부채납하며, 기부채납에 따른 순부담률은 5.2%다.
공원면적이 발목을 잡았다. 잠실진주 주택재건축 조합은 공원면적을 4284㎡로 계획했지만, 도계위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원면적을 추가하라고 주문했다. 도시공원법 상 1000가구 이상 재건축 사업 시 공원면적은 가구 당 3㎡ 이상을 확보해야한다. 잠실진주는 2950가구의 대단지이므로 단순히 계산하면 공원면적은 8850㎡는 돼야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진주 재건축안은 공원면적이 법적 최소면적에 비해 충분치 않고, 전반적으로 계획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있어 소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잠실아파트 지구 내 미성ㆍ크로바 아파트도 추후 정비계획안 수립 시 도시공원법에 따라 최소 공원면적을 확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심의에선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현대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도 보류됐다.
잠실진주 뿐 아니라 최근 강남4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시 심의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강남4구 재건축 단지 가운데 도계위에 상정해 심의를 통과한 사례는 ▷1월 일원동 일원대우 ▷4월 방배동 신삼호, 잠원동 신반포13차 ▷11월 도곡동 개포한신 등 7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들 뿐이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통과의례’처럼 심의에서 줄줄이 보류됐다.
지도=잠실진주 아파트 위치도. [사진제공=서울시 클린업] |
개포 택지지구 일원동 개포한신과 반포 아파트지구 내 반포1,2,4주구는 각각 두차례씩 상정됐다가 모두 보류됐다. 반포 아파트 지구 내 신반포3차ㆍ23차ㆍ통합 재건축은 반포1,2,4주구와 마찬가지로 교통대책 미흡을 이유로 보류돼 소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개포지구 내 중층(15층 이하) 아파트 재건축 신호탄으로 주목받은 개포주공5단지는 6,7단지와의 통합 재건축이 권고됐다. 별동 재건축인 신반포18차 337동, 방배삼익도 보류됐다.
잠실 아파트 지구 내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안은 도계위 심의에 앞서 시 내부 검토 단계에서 “준주거지로 용도상향을 통한 50층 재건축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재검토 의견을 받아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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