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박지원, 150일간 국민의당을 이끌다
뉴스종합| 2016-12-03 08:02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오는 4일이면 150일동안 이어진 박지원 비대위체제가 막을 내린다. 앞으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및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원내대표직만 수행하게 된다. 국민의당은 5일 중앙위를 열어 박 위원장 후임으로 내정된 김동철 의원에 대한 인준절차를 거친다.

박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부로 내가 잘렸어야 하는데 중앙위 요구가 있어 오늘 비대위에서 김동철 의원을 (차기 위원장으로) 추대하자고 했다”며 “중앙위에서 선출하면 그날부로 저는 안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7일부터 이어져온, 박지원 체제가 끝나는 셈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6월 불거진 ‘홍보리베이트’파동으로 존망(存亡)에 위기에 처했었다. 왕주현 전 사무총장이 구속되고 연루된 박선숙, 김수민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국민의당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지난 4월 25%까지 치솟았던 국민의당 지지율(한국갤럽)은 반토막이 났다. 리베이트 파동은 결국 안철수. 천정배 두 공동대표의 사퇴로 이어졌고, 결국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던 박 위원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맡게 됐다.

이때부터 원내대표와 함께 비상대책위원장을 수행하게된 박 위원장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기로에 섰던 국민의당이 거대 야당에 밀리지 않고, 제3당의 역할을 해낸데는 박 위원장의 공이 크다는데 이견이 없다.

추가경정예산 처리 협상과정에서, 구조조정 청문회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평행선을 달릴 때도 그랬고 정세균 국회의장의 본회의 발언으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며 국감이 파행됐을때도 중재안을 내며 국감 정상화를 위한단초를 마련했다. 국정감사때는청와대 지시로 국정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저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감 구도를 ‘박근혜 VS 박지원’으로 만들기도 했다. 수적열세에 따른 정보부족으로 국감기간 동안 민주당 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국민의당은 박 위원장의 의혹제기로 단숨에 부각됐다. 또한 ’최순실게이트’가 열리자,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을 ‘부두목’으로 지칭하며 김 전 실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 정치력으로 제3당으로써 국민의당 입지를 넓혀간 것이 명(明)이라면,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당내에서 터져나온 불만은 암(暗)이다. 비상대책위 회의나 원내대책회의 등에서 의원들이 의견을 낼 때 박 위원장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의원들이 목소리를 제대로 못 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황주홍 의원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박지원 대표를 향해 “우리가 말할 때, 비대위원장이 훈시하듯 하지 않느냐”며 “나는 고개가 숙여진다. 꾸중 듣는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일 탄핵안 처리’ 제안을 거절한 것도 오점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2일 탄핵안 처리를 하자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고, 최종적으로 이날 탄핵안 처리가 무산됐다.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한 국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사과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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