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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대위 추진 중단ㆍ정진석 사퇴 의사…‘컨트롤타워 부재’ 현실로
뉴스종합| 2016-12-05 16:03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새누리당이 선장 없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친박ㆍ비박 중진의원 6인 협의체가 5일 비상대책위원장 논의를 무기한 중단한 데 이어, 정진석 원내대표<사진>도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사실상 당내ㆍ외에서 불신임 받는 이정현 대표 홀로 탄핵 이후 혼란스런 정국을 수습해야 하는 것이다.

비바계가 지난 4일 비상시국위원회 총회에서 대통령 퇴진에 대한 여야 합의가 없다면 9일 탄핵 표결을 강행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하며 당내 비대위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원유철ㆍ주호영 의원은 이날 오전 6인 중진 협의체 회의를 마친 뒤 “갑작스러운 사정 변경이 생겨 비대위원장 논의를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진 협의체는 9일 탄핵 소추안 표결 이후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계파 합의로 간추린 후보군 4명(김형오ㆍ박관용ㆍ정의화 전 국회의장, 조순형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모두 비대위원장 자리를 고사했다고 주 의원은 전했다. 긴 협상 끝에 압축된 후보 영입도 무산되 사실상 21일로 예정된 이 대표 사퇴 시한까지 비대위 체제를 꾸리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한달 전부터 새해 예산안이 처리되면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니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사임하면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정 원내대표가 임명한 원내부대표단 함께 사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다. 원내 지도부가 일제히 공석이 되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6일 의원총회를 열고 사퇴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방침이다. 당 일각에서는 ‘컨트롤타워 부재’를 의원총회에서 정 원내대표 사임을 만류하고 박수로 재신임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의 한달 전부터 사퇴 시한을 밝혀온 그의 뜻이 확고할 경우 끝내 6일 사퇴를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유일한 공식 대야(對野) 협상 창구인 정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이 대표와 최고위가 고립된 지도부로서 홀로 존재하게 된다. 당 지도부는 비박계가 9일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면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9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박 대통령의 직무 정지와 함께 ‘친박 일색’ 지도부의 레임덕도 겉잡을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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